좋은 말씀/채영삼교수 27

예수 믿을 필요를 못 느낀다는 청중에게

Q: 교수님, 학생부 전도사로 섬기고 있는데, 아이들이 예수님의 필요를 못느낀답니다...물어보니, 시련이나 고난이 없어 살만해서 그렇대요. 전쟁나면 찾을거래요. 어쩌지요. 어떻게 하면 예수님 믿게 할 수 있을까요? 설교 준비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정말 속상합니다. A: 아이들이 영악하군요. 그러나 그 모습이 우리 시대의 모두의 모습입니다. 그 아이들의 태도 속에 있는 핵심적인 내용은, 아직 어린아이지만 이미 '성경적이지 않은' 신관(神觀)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란 나의 필요를 채우는 존재이며, 오직 나의 필요를 채울 때만 하나님이다'라는 신관입니다. 정말 그런가요? 정말 하나님은 나의 필요를 채울 때만 하나님이신가요? 성경이 그렇게 가르치던가요? 사실, 아이들의 태도는 오늘날 먹고 ..

‘탐욕’이라는 이름의 시대정신

들여다보면, '탐욕'이다. 그것이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이다. 세상은 이 정신을 배신하지 않으려 애쓴다. 부끄러운 것도 잠깐이다. 탐욕에 '이긴 자'가 되는 것이 성공한 자이다. 명예도 평판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탐욕'에 이긴 자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받아 주는 영웅이다. 그래서 오늘 날 교회가 '탐욕'을 숭배하고 실행하면, 그것은 참된 풍요이신 '그 아들'의 복음이 아니라 이 시대정신을 충실히 따르는 증거가 된다. 보라. 세상에서는, 가진 자들이 더 갖기 위해 정치와 법을 주무른다. 탐욕이 시대정신이고, 여기서 승리한 자로 남으려면 시대정신을 예배하고 순종하는 일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더 쥐어짜기 위해 말 잘 듣는 꼭두각시들을 내세워 법을 주무르려 한다. 더 ..

‘헬조선’과 기독청년

뜻 밖에, 한 신문사 기자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소위 '헬조선'을 살아가는 기독청년을 위해 몇 마디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연구한 바는 없지만, 중요한 주제라서 소통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청년들과 대화한 경험들을 토대로 정리해 봅니다. '헬조선'이라는 말,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논란, 최근에는 '설국열차 같은 한국열차' 이야기까지, 점점 더 파괴되는 가정환경과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부실한 복지제도, 지나친 기업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노동환경 악화 등이 구조적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청년들에게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할 수 있거든이 무엇이냐' 혹은 '안 되면 되게하라'는 식의 전후세대의 용기와 투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헬조선' 논란은, 사회 구조 자체가 불..

받지 말아야 하는 돈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간혹, 어떤 노회들에서는 이제 막 강도사, 목사가 되려는 신학교 졸업생들에게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게 한다. 이런 이야기는 간혹 들었지만, 졸업생 중에 이 때문에 시험에 들고 갈등하는 경우를 더욱 자주 보게 된다. 물론 어떤 노회에서는, 강도사가 되는 과정이나 목사 안수를 받을 때에, 노회 소속 교회들이 나서서 지원해주고 후원한다는 소문도 들었다. 아름답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어렵사리 졸업하고 나서, 노회에 들어가 강도사 인허를 받는데 여러 절차들을 거치면 모두 80만원까지 요구되는 노회도 있다. 대부분 빚을 지고 졸업하는 학생들이고 파트타임 전도사들인데, 무슨 돈이 있겠는가. 이런 '을'중에 '을'인 전도사들에게, 전도사 인허, 강도사 인허를..

‘타결’은 회복이 아니다

위안부문제에서 진정 회복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인간됨’이다. 단순히 보상이나 배상의 문제가 아니다. 잘 사는 문제, 정치 외교 문제도 실은 그것을 위해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해주는 것이 정치이고 외교 아니겠는가.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도, 열방들 앞에서 멸시받지 않고 오히려 세계 시민들에게 이것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의 모습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또 그런 영향력을 끼치며 살 때에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더욱, ‘타결’은 회복이 아니다. 타결은 돈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의 딸들, 군수공장 간다고 따라갔다가 청춘을 짓밟히고 또 더럽혀진 여자라고 조선의 남자들에게도 버림받았던 우리 누이, 동생, 어머니들은, 타결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그 존엄성을 되찾고 싶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응팔’과 공교육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덕선’은 ‘똑똑한’ 아이다. 학교 석차가 아니다. 가족과 이웃들 사이에서 ‘덕’을 세우고 ‘선’을 행할 줄 아는 일에 똑똑하다. 간질이 걸린 학우를 그녀에게 맡길 만큼, 덕선은 선생님의 신뢰를 받는 믿음직한 성품의 아이이다. 하지만, 고3인 덕선이는 중학교 때 배운다는 그 ‘이차방정식’도 모른다. ‘왜 a는 1이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이런 아이에게는 수학공식이 아니라, 문학과 철학을 가르치고 이해시키면 탁월한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 이해심이 많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정서를 잘 읽어내고 아주 적절하게 응답하는 자질이 많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인간관계나 심리, 문학이나 경영과 같은 인성중심 과목을 가르친다면, ‘덕선’이는 누구보다 ..

일본, 왜 자꾸 서두르는가

‘위안부 타결’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이 책임을 공식인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1993년 고노담화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피해자 지원도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가 예산을 출연하는 식이다. 일본이 법적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일본이 그리고 한국 정부가 서두른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욱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계기도 의아하다. 한국에서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다든지 일본에서 커다란 의식전환이 일어났다든지 하는 계기가 없다. 도리어, 일본은 자위대를 재건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 동북아에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웅비 직전이다. 얼마 전에는, 유사시에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는 한국총리의 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