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매나싸스에서 지교회를 시작하고 나서 얼마 후 그곳이 한인 이민자들에게는 낯선 지역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Manassas St. Thomas UMC의 Tommy Herndon 목사님이 한인 이민자들에 대한 목회를 하고 싶다고 하여 그곳에서 시작했던 것입니다. 헌던 목사님은 지교회가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우리는 2년 후 한인들에게 익숙한 센터빌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 이 교회를 방문하여 Alan Felumlee 목사님을 만났을 때, 그분은 그동안 여러 한인 교회들이 시설 사용에 대해 문의해 왔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했습니다. 다른 교회에 공간만 빌려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은 파트너로 함께 사역할 뜻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크게 기뻤습니다. 저도 역시 잠시 동안 빌려 쓸 시설을 찾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으로 이사 하고 처음 몇 년 동안 여러가지로 동역할 기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두 교회 모두 자체적인 문제로 씨름하기에 바빠서 동역에 있어서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몇 년 동안 CUMC와 우리 교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동역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특별한 절기에 두 교회가 연합으로 예배를 드렸고, 지역 주민을 위한 선교 사역을 함께 섬겼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매주 수요일에 지역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나누는 일에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매주 2백 가정 넘게 찾아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의 14년을 동역을 위한 훈련 시간이었다고 여깁니다. 펜더로 가서는 여기서 훈련 받은 실력을 발휘하여 더욱 의미 있는 동역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합 예배도 더 자주 드리고, 우리가 주도하여 지역 주민을 섬기는 사역도 개발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그 곳에서의 첫 예배가 연합으로 드리는 송구영신예배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언어와 문화 때문에 따로 모이기는 하지만, 같은 주님을 섬기는 교회들이니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리더십의 생각과 의지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Alan Felumlee 목사님이 좋은 뜻으로 우리를 받아들였는데, 그것에 반발하여 떠난 가정들이 있었습니다. 연합예배에 대해서도 거북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교인들이 있었습니다. CUMC만이 아니라 우리 교우들 중에도 있었습니다.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인해 불편한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그 불편함을 뛰어 넘도록 이끄시고 도우십니다. 그것이 사도행전을 통해 보는 성령의 역사입니다.
부디, 펜더에서는 더욱 의미 있는 동역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이민 교회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지역 사회에 스며들지 못하고 외딴 섬으로 존재하는 함정—에 우리도 빠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것이 이 시점에 우리를 옮기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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