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회 문화에서 송구영신예배(영어 식 이름은 Watch Night Service)는 오래 전에 사라졌습니다. 지금도 이 전통을 지속하고 있는 교회들이 있지만 보기 드뭅니다. 가족의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성탄 전야 예배 이후부터 새해 첫 주일까지 가족 여행을 가는 새로운 풍습 때문에 교회는 텅 비어 버립니다.
그런 까닭에 지난 화요일에 두 교회가 연합으로 송구영신예배를 준비했지만 펜더 교인들은 많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구영신예배를 통한 은혜가 매우 컸습니다. 브루스 존슨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우리 교회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예배 후에 안수기도에도 동참해 주셨습니다. 그분도 과거에 그렇게 했는데 사정 상 오래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안수기도를 하면서 그분도 큰 감동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끝나고 보니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분에게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참 감사했습니다.
여러 교우들께서 예배 후에 “왠지 느낌이 다릅니다. 꼭 내 집에 온 것 같아요”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제 사무실을 다 정리하고 나서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마치 오랜 유랑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여호와 이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는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도 귀한 선물을 받았으니, 이 선물을 더욱 귀하게 여기고 가꿔야 합니다. 그것이 이 선물을 안겨 주신 분께 대한 우리의 책임입니다. 펜더 교회에서는 우리가 자유롭게 시설을 사용하도록 배려했으니, 우리는 이 시설을 깨끗하게 사용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임이 끝나고 나면 뒷정리를 깨끗이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음식을 준비할 때에는 실내에 냄새가 배이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냄새가 심한 음식은 아예 실내로 반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교회의 재정 상태가 어렵다 보니 주차장 상태도 좋지 않고 내부 시설도 개선할 점들이 적지 않습니다. Sergio라는 분이 교회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데, 기술적인 도움을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우들께서는 교회 시설을 돌아보면서 재능을 기부할 만한 영역이 있는지 찾아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센터빌 교회는 자체적으로 건물 관리를 잘 했기 때문에 우리가 참견할 필요가 없었는데, 여기서는 주인 의식을 가지고 도울 일이 없는지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펜더 교우들을 만날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수줍음 때문에 눈길을 피하고 가더라도 그분들은 달리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두 교회 사이에 든든한 연대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우들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그것이 앞으로 우리 교회가 이곳에서 오래도록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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