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사람 창조(4)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10. 4. 06:28

     창세기의 보도에 따르면 하나님은 사람에게 특별한 임무를 부여하셨소. 다른 피조물들에게는 단지 생육하고 번성하는 명령만 내린 것과 비교되오. 다른 짐승들은 나름으로 지능 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자연의 일부에 속하오. 자연의 일부는 자연을 다스릴 수가 없소. 그냥 자연의 속성으로 살기만 하면 되오. 마치 유아기 아이들이 매일 엄마 젖을 빨고 잠을 자기만 하면 되는 것과 비슷하오. 사람은 어제 짚은 것처럼 자연의 속성대로 살면서 동시에 자연의 일부로 떨어지지 않았소. 오히려 자연으로부터 소외되고 있소. 자연과 잘 어울리지 못하오. 예컨대 사람은 배부른 돼지가 아니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사람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오. 그래서 끊임없이 자연으로부터 탈출하려고 하오. 그 결과가 문명이오.

 

     사람만 문명생활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핵심이오. 개미도 집을 짓지만 수천, 수 만년 동안 똑같은 집을 짓고 마오. 새들도 마찬가지고, 벌들도 마찬가지이오. 아무런 변화가 없소. 그들의 집짓기는 문명이 아니라 자연활동일 뿐이오. 그러나 사람의 집짓기는 자연으로부터의 탈출이오. 그 결과가 사람에게 행복일지 아닐지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자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은 그치지 않소. 요즘 사람들은 대개 아파트 생활을 하오. 그것은 거주 문명의 총아라 할 수 있소. 모든 게 편리하오. 심지어 쓰레기 처리도 일괄적으로 되오. 앞으로 사람의 집짓기 문명은 더 발전할 거요. 어디까지 발전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소.

 

     사람이 문명 활동을 한 가지만 더 예로 들겠소. 음악을 보시오. 새들의 목소리가 더 아름다울지 모르겠지만 소리를 예술의 차원으로 올리는 동물은 인간뿐이오. 음악활동은 단순히 소리를 아름답게 낸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오. 사람은 소리의 존재론적 차원을 경험하는 동물이오. 그것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소. 그래서 하이데거는 인간을 현존재(Dasein)이라 일렀소. ‘거기’(da)에 ‘존재’(sein)한다는 뜻이오. 자연의 한 속성으로 떨어져버린 동물은 현존재가 될 수 없소. 사람만이 현존재가 되는 것이오. 이 말은 곧 사람만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존재를 밝힐 수 있다는 뜻이오. 사람으로 인해서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오. 여기 나무가 있소. 사람만이 그것을 나무로 인식하오. 동물들은 그것이 나무인지 사람인지 바위인지 구별하지 못하오.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들의 근원과 닿아 있소. 하나님이 사람에게 세상을 다스리라 명령했다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