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사람 창조(1)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10. 3. 09:20

     창 1:26-30에는 사람 창조 이야기가 나오오. 다섯째 날까지 우주 만물을 지으시고 마지막 여섯째 날에 사람을 지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우리 입장에서 좀 찜찜하오. 여섯째 날에 사람만이 아니라 땅에 사는 온갖 동물을 지으셨단 말이오. 어떻소? 사람이 특별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나쁘오?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오. 앞선 묵상에서도 짚었지만 사람이라고 해서 땅에서 사는 동물들과 기본적으로는 다를 게 하나도 없소. 이건 생명 현상으로 볼 때 명백한 사실이오. 침팬지와 사람의 유전 인자는 98%가 똑같다고 하오. 사는 방식도 비슷하오. 뭘 먹고 배설하고 성 행위를 하고 자손을 낳고 늙어서 죽소. 가족 관계도 비슷하오. 그들의 사회생활은 내가 잘 모르니 말할 게 없소. 어떤 학자들은 그들에게도 원시적이기는 하나 종교성도 있다고 보오. 그건 믿기 좀 힘든 부분이오. 막연한 두려움이나 기대감을 종교성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소. 어쨌든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땅에 기대서 살아가는 모든 동물과 인간은 동일한 운명체요. 땅이 생존 조건을 상실하면 모두가 사라질 수밖에 없소. 그러니 그 놈들을 친구로 생각하시오. 사실 동물만이 아니라 식물도 마찬가지요. 식물 없이 인간 없소.

 

     동물들이 모두 사람의 친구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시는 건 아니오? 사람을 헤치는 동물도 많다고 말이오. 포식동물들은 제쳐 놓고, 독성이 강한 곤충이나 생명을 파괴하는 바이러스 같은 것까지 친구로 생각할 수 없다고 말이오. 그게 생명 메커니즘이오. 지구는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원리로 생명을 이어가게 되어 있소. 그게 때로는 잔인해보이기는 하지만 그 방법 이외에는 다른 게 없소.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인간을 비롯한 포식자들이 자리하고 있고, 그 포식자들 위에 세균이 자리하고 있소. 각각의 생명체들은 거기서 쾌감을 느끼오. 만약 인간에게 식욕의 쾌감이 없다면 생명 유지는 불가능하오. 지구의 생명 형식이 깨어지는 때를 가리켜 종말이라 하오. 부활 생명이 현실로 자리하는 순간이오. 그때의 생명 현상은 도대체 어떤 것이겠소? 우리는 상상할 수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