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충만하라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10. 2. 06:57

     다섯째 날의 창조는 조류와 어류에 해당되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하나님이 우선 물들에게 생명을 번성하게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이오. 그리고 이어서 하늘에 새가 나르게 하고, 바다와 물에 각종 생명을 만드셨소. 창세기 기자는 물이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뚫어보고 있었다 할 수 있소.

 

     다섯째 날을 묘사하고 있는 문장의 특징은 생육, 번성, 충만이라는 단어가 반복된다는 것이오. 하늘에 새들이, 바다에 물고기들이 가득하게 되었다는 말은 문학적인 표현이오. 실제로는 하늘에 새가 가득하지 않소. 별로 없다고 봐야 하오. 그러나 그것마저도 없는 것에 비해서는 너무 많은 것이오. 성서기자는 바로 그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소. 하늘에 새가 없지 않고 ‘있다’는 관점 말이오. 이럴 때 충만하다는 말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소. 바다의 어류도 이와 비슷하오.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하오. 이것도 객관적으로 증명해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오. 어떤 사람에게는 모든 게 비극적인 것으로, 또는 하나님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오. 예수 믿는 사람에게만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믿지 않는 사람에게만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오. 표면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똑같소. 그러나 그것에 대한 관점은 전혀 다를 수 있소. 똑같은 하늘을 보면서 너무 공허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고 새들이 충만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 것과 비슷하오.

 

     그리스도인들은, 특히 개신교 신자들은 창조의 문제를 별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소. 거기에 많은 이유가 있소. 가장 큰 이유는 신앙을 거의 그리스도 일원론적으로만 생각한다는 데에 있소. 예수 믿고 구원받는다는 사실에만 과도하게 매달린 탓으로 그 이외의 것들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거요. 마마보이가 성숙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오. 이제라도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에 대해서 좀더 깊이 생각하는 게 좋소. 이 세계에 충만한 생명 현상을 보라는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