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3장의 예언은 남왕국 유다를 향한 말씀이다. 이 예언은 주전 701년에 앗시리아의 산헤립 왕이 유다를 침공하던 위기의 시기에 주어진 말씀이다.
1절부터 12절까지에서 이사야는 유다 지도자들의 타락을 비판한다. 이사야는 유다의 지도자들을 “철부지들” 혹은 “어린것들”(4절)이라고 부른다.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망각하고 자기 기분대로, 자기 욕망대로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백성들은 분열되어 국력은 쇠약 해지게 되어 있다(5절).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들에 의해 유다는 참담한 상황에 이르고, 나라가 그 지경에 이르자 아무도 지도자의 자리에 서려 하지 않는다(6-7절). 선한 지도력의 부재는 민족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 지금 유다는 패망의 길에 서 있다(8절). 지도자들이 “주님께 대항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모독하였기”(8절) 때문이다. 주님은 “내 백성아, 네 지도자들이 길을 잘못 들게 하며, 가야 할 길에서 벗어나게 하는구나”(12절)라고 탄식한다.
13절부터 26절은 지도자들에 대한 심판의 예언이다. 이사야는 주님께서 미래에 유다의 지도자들을 심판하는 장면을 내다 본다(13-14절). 하나님의 눈으로 유다의 지도자들을 보니 장차 임할 심판의 장면이 눈에 선하게 나타난 것이다. 주님은 실패한 지도자들을 불러 모으시고 그들이 가난한 백성을 약탈하여 그들의 창고를 채웠다고 책망하신다(14-15절). 그들의 부인들은 부귀를 누리며 사치를 부리고 있는데(16절) “그 날이 오면” 그 여인들에게서 그 모든 것들을 벗겨 내실 것이라고 하신다(17-23절). 여기서 “시온의 딸들”은 중의적으로 사용되었다. 분도 없이 사치를 부리는 여인들의 행태는 유다 민족 전체의 행태를 상징한다.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때, 부귀를 자랑하던 그들은 수치를 당하게 될 것이다(24절). 또한 그들에게 부귀영화를 안겨 주었던 남자들은 전쟁터에서 죽임을 당할 것이다(25절). 그 날이 오면 “시온의 성문들이 슬퍼하며 곡할 것이요, 황폐된 시온은 땅바닥에 주저앉을 것”(26절)이다.
묵상:
한 공동체의 운명에 있어서 지도자들의 역할을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신들에게 맡겨진 권력을 사용하여 공정하고 정의롭게 통치를 할 경우, 국론은 통합되고 국민은 단합합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권력을 사유화 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 하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서로 대립합니다. 한 공동체가 쇠약해지고 멸망하는 것은 외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내적 요인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 면역력이 약해질 때 외부의 세균에 취약해지는 것처럼, 외부의 적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든든히 서 있는 한 해를 입힐 수가 없습니다.
히스기야 왕은 유다의 왕들 중 비교적 선정을 펼친 인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는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영적 각성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국가적인 위기를 맞아서 아집과 오판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갈등과 혼란 속에 빠지게 했습니다. 앗시리아가 침공했을 때 그는 광적인 오기로 맞서 국력을 약화시켰으며, 바빌로니아 사절단이 방문했을 때에는 헛된 자만심에 사로잡혀 나라의 심장까지 열어 보였습니다. 그것이 후에 바빌로니아에 의해 패망하는 비극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사야는 지도자들의 실수와 악행의 근본적인 원인이 영적인 영역에 있다고 봅니다. “그들이 말과 행동으로 주님께 대항하며,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현존을 모독하였기 때문”(8절)이라고 지적합니다. 자신의 손에 놓여 있는 권력이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것임을 기억할 때, 지도자는 그 권력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지도자를 둔 공동체는 참으로 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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