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미끼를 던지다(막14:53-65)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3. 23. 05:39

해설: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대제사장 관저로 데리고 갑니다. 대제사장은 그 밤중에 유대인 자치 의회인 산헤드린을 소집해 두었습니다(53절). 예수께서 잡힐 때 어둠 속으로 숨어 버렸던 제자들 중 베드로는 나중에 대제사장 관저로 찾아와 안마당에까지 숨어 들어옵니다. 그는 멀리서 하인들과 함께 불을 쬐면서 사태를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54절). 

 

산헤드린 의회에는 사형을 집행할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았기에 예수님을 처형 하려면 총독에게 고발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고발할 죄목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로 신문하고 증인들을 불러 들였지만 증언들이 일치하지 않았습니다(55-59절). 여기서 저자는 동사의 미완료 형을 사용합니다. 헬라어의 미완료 형은 과거에 있었던 지속적인 행동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에 대한 신문이 여러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합니다. 한편 예수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십니다. 

 

그것이 이상하게 보였던지 대제사장이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60절). 예수께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시자 “그대는 찬양을 받으실 분의 아들 그리스도요?”(61절)라고 다그쳐 묻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는 계명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을 부를 때 다른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대제사장이 “찬양을 받으실 분”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내가 바로 그이요”(62절)라고 대답하십니다. 그런 다음 예수님은 “당신들은 인자가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오”(62절)라고 말을 이으십니다. 다니엘이 보았던 인자의 환상(7장)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그동안 숨겨 왔던 자신의 정체를 죽음의 목전에서 드러내십니다.  

 

이 대답을 듣고 대제사장은 옷을 찢어 분노를 표현합니다.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자”로, “전능하신 분의 오른 쪽에 앉아 있는 분”으로 참칭 했으니, 그것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신성 모독의 범죄였습니다. 대제사장은 산헤드린 의원들에게 예수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그들은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대답합니다(63-64절). 사형수로 고발 하기로 결정되자 의원들은 서로 나서서 예수님에게 모욕적인 언사와 행동을 가합니다. 하인들조차 폭행에 가담합니다(65절). 야만성이 자극되면 인간은 이성을 잃어 버립니다. 

 

묵상:

겟세마네 동산에서 여러 시간 동안 고투하며 기도하신 예수님은 성전 경비병들에게 순순히 체포 되어 산헤드린 앞에 서십니다. 이제는 고난의 잔을 마실 준비가 되셨기에 그분은 신문을 받는 동안 사람들이 당신에게 퍼붓는 모든 혐의에 대해 아무 응답도 하지 않으십니다. 이제는 정해진 길을 가는 것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정해지자 예수님은 처음부터 그렇게도 숨기려고 애쓰셨던 당신의 정체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십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메시아로 보냄 받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로마군을 쓸어내고 위대한 다윗의 왕국을 회복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제물로 드려 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믿으셨습니다. 이제 그 일을 완수할 수 있는 문턱에 다다른 것입니다. 예수님은 대제사장의 질문에 대해 답하시면서 그들이 여러 시간 동안 증인을 동원하여 찾으려 했던 미끼를 던져주신 것입니다. 그것이 전환점이 되어 예수님은 사형수로 확정 됩니다.

 

대제사장들과 산헤드린 의원들은 이제 끝을 보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제 시작하시는 셈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면 끝난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에게는 죽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분에게 십자가에 달려 죽는 것은 영원한 왕으로 들려 올려지는 대관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니엘서 7장 13절의 예언을 인용하신 것입니다. 모든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영원한 제물로 드려짐으로 그분은 모든 인류의 왕이 되십니다. 

 

그분은 이미 왕이셨습니다. 다만, 왕으로서 그분이 인류를 위해 이뤄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제 그 일을 할 참이었습니다. 그것이 그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