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음으로 성령을 기다리다 (사도행전 1:12~26)

하나님의 역사에는 반드시 기다림이 요구됩니다. 기다림 없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자신의 성취로 착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다림 기간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는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반드시 기도합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약속하신 선물 곧 성령이 임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너희가 모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제자들이 그 기다림을 기도의 시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약속하신 선물이 언제 올지 그들은 알지 못 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오순절의 성취라는 것을 후에 역사를 통해 알 수가 있지만, 제자들은 오순절에 임하실 성령을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언제 약속하신 선물이 임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기다리며 기도했습니다. 기다림의 가장 아름다운 태도는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막연한 기다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는 기다림이 기도입니다. 
<사도행전>의 위대한 여명은 그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평소 그들이 자주 모였던 다락방에 함께 모여 기도하며 기다린 사람이 120명 정도라고 합니다. 11명의 예수님의 사도들과 예수님의 어머니, 동생들, 그밖에 사람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공동체

“그들은 모두 그곳에 모인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동생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14절).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공동체가 교회의 출발입니다. ‘기도하기 위해서 한마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고, ‘기도하면서 한마음이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기도 가운데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생각과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되는 유일한 길은 기도하는 것입니다. 어떤 회의나 세미나로 하나 되지 못하지만, 함께 기도할 때 하나 될 수 있습니다.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교회는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작은예수 40일 새벽 기도회에서 매년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부르짖으며 기도하기에 온누리교회가 든든히 서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기도는 전념하는 기도였습니다. ‘전념’이라는 뜻은 각자의 필요한 문제를 따라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뜻을 구하며 집중하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명령과 약속을 바라보며,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기도입니다. 물론 나의 필요와 문제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문제와 필요에도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뜻과 약속, 하나님 나라에 전념하며 온 성도들이 함께 구할 때 놀랍게도 하나님이 각자의 필요한 문제도 해결하시고, 함께하시며, 응답하십니다. 
거기에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있었습니다. 왜 마리아가 있었다는 것을 강조할까요?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메시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메시아의 육신의 어머니였지만, 기도하는 한 명의 성도로 돌아간 것입니다. 마리아의 성숙함은 자신이 예수님의 어머니라고 해서 사람들에게 특별한 대접을 받으려 했거나 교회의 머리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예수님의 말씀대로 다른 성도들과 같이 기다리며 기도하는 한 여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도행전>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의미에서 로마 가톨릭이 성모 마리아를 숭배하는 것, 성모 마리아를 의지해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성경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거기에는 예수님 육신의 동생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 또한 누가의 의도적인 기록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미쳤다고 비난했던 이들이었습니다. 육신의 형제들이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형제들이 이제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함께 기도하는 무리 가운데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소망은 믿지 않는 가족들이 그리스도의 은혜 가운데 언젠가 함께 기도하는 성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룟 유다의 배신까지도
예언이 이루어진 사건

그들이 기도의 전념하는 가운데 베드로가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베드로가 이 무리 가운데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그는 십자가 앞에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 했습니다. 베드로는 언제나 자기 과신이 가득했고, 충동적이었습니다. <사복음서>에서 베드로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나섰다는 것입니다. 그는 충동적이고, 나서기를 좋아했습니다. 베드로가 리더십이 성숙했기 때문에 예수님이 그를 리더로 세운 것이 아닙니다. 베드로가 워낙 나섰기 때문에 그냥 두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변화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은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미래의 모습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현재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무엇인가 해 보려고 하고, 나서려는 그 열심과 태도, 적극성을 보신 것입니다. 베드로가 물 위로 걸어오신 예수님을 보고 “만일 주시거든 저로 하여금 물 위를 걷게 하소서”라고 했습니다. 베드로가 아니면 이런 제안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랬더니 예수님이 “오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가 한 발짝을 배 밖으로 내딛어서 물 위를 걷는 체험을 했습니다. 베드로는 충동적이고, 자기 과시가 가득했지만, 한편으로는 예수님에 대한 남다른 특심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열심과 특심이 변화되면 초대교회 위대한 사도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셨기 때문에 그를 품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실패한 베드로를 다시 찾아오셔서 만나주셨고, 그를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가 기도하는 사도들 가운데 함께 있게 된 것입니다.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베드로가 일어나 말합니다. 과거 같았으면 “내가 가장 예수님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예수님과 가깝다”는 것을 드러내는 말이었겠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과거 어부 베드로가 아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를 만나 주신 이후 제자들에게는 아직 성령이 임하시지 않았지만, 무엇인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예수님이 성경을 풀어 주시는 그 시간에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영의 눈이 열렸습니다. 베드로도 그 중 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함께 기도에 전념하는 가운데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죽은 가룟 유다에 관한 문제를 말했습니다. 베드로가 함께 기도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제자들은 유다의 일을 꺼내지 않고 지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인간적으로는 그 문제를 다시 꺼내는 게 가슴 아픈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일어나 “구약에 유다에 관한 예언이 있고, 그 예언이 이루어진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에 관한 모든 사건, 가룟 유다의 배신까지도 구약의 예언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유다를 대신할 사도 세우는 일,
교회 출발의 첫 번째 사역 

“‘형제들이여, 예수를 체포한 사람들의 앞잡이가 된 유다에 관해 성령께서 다윗의 입을 통해 미리 말씀하신 성경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우리 가운데 속했던 사람이었고 이 직무의 한 몫을 담당했던 사람이었습니다’”(16~17절). 
베드로가 어떻게 유다의 사건과 <시편> 69편 25절에 기록된 배반의 사건을 연결할 수 있었을까요?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베드로는 율법학자도 아니고 바리새인도 아닙니다. 당시 서기관과 율법학자, 바리새인들은 이 말씀을 많이 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어부였지만, 이 말씀이 이 상황과 연결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의 성령으로 감동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영으로 영감 된, 성령으로 기록된 말씀이기에 이 시대에도 성령으로 감동을 받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될 때 동일한 성령님이시기에 나에게 주시는 말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베드로가 이 상황과 <시편> 말씀을 연결한 것처럼 말입니다. 유다의 배신이 구약에 예언되었다고 해서 그의 죄가 합리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 악역을 해야 해서 유다가 희생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예언에 대한 순종으로 예수님을 배신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악함과 편견, 고집으로 변절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기도 가운데 이 말씀과 상황을 연결하면서 깨달은 것은 유다의 직무를 대신할 사람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편에 ‘그의 거처를 폐허가 되게 하시고 그곳에 아무도 살지 못하게 하십시오’라고 기록됐고 또 ‘다른 사람이 그의 직무를 차지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록됐습니다”(20절). 
<시편> 109편 8절에 나타난 다윗의 기도입니다. 다윗의 상황과 이 상황은 다르지만, 성령의 감동된 하나님의 말씀은 다른 상황에서도 동일한 원리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도 1명을 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11명이 함께 사역하면 되지 굳이 12명이 되어야 되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기도 가운데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마태복음> 19장 28절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새 세상에서 인자가 자기의 영광스러운 보좌에 앉게 되면 나를 따르는 너희도 열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열두 보좌, 열두 지파를 예수님이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단지 문자적인 의미의 12명이 아닙니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14만4천이라는 숫자도 12×12×1000입니다. 지금 모인 이들을 120명이라고 했습니다. 학자들은 이것을 문자적으로 진짜 120명이라는 의미보다, 공동체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초 숫자라고 해석합니다. 곧 교회의 출발을 가리키고, 하나님의 새로운 공동체 출발을 가리키는 숫자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유대 법에 의하면 자체 의회를 가진 공동체 최소 숫자가 120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함께 모여 성령을 기다리며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공동체가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드러내는 교회의 출발을 가리키는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12명이라는 메시지, 상징성, 12지파, 12보좌, 144,000이라는 숫자는 어느 이단이 말하는 것처럼 천국에는 14만4천 명만 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됨으로 만물이 회복되는 의미의 숫자가 12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약속이 이루어지는데 결핍이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다를 대신할 사도 한 사람을 세우는 일이 교회 출발의 첫 번째 사역이었던 것입니다. 

교회는 성령 받은 사람들,
그리스도의 증인들, 하나님 나라 대사들

결국 교회는 성령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증인들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대사들입니다. 교회는 건물이나 조직이 아니라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유다를 대신할 한 사람을 세우는 것이 교회가 그리스도의 증인들이 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여러분,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세우는 일입니다. 사람을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변화시키고, 사람을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어떠한 사람이 되고, 어떠한 사람이 리더십이 되는가가 교회의 생명력입니다. 사도의 자격도 제시합니다. 
“그러므로 주 예수께서 항상 우리와 같이 다니던 동안에,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해 예수께서 우리들 가운데서 하늘로 올리워 가시기까지 함께 다니던 사람들 가운데 하나를 뽑아 우리와 함께 예수의 부활에 대한 증인이 되게 해야 합니다‘”(21~22절).
사도의 자격이 나옵니다. 예수님과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하늘에 올라가실 때까지 함께 다니던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을 뽑아서 부활의 증인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 일꾼의 정체성 중에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의 증인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상에 그리스도의 담대한 증인들을 세워야 합니다. 자격을 갖춘 두 사람을 추천해서 한 사람을 제비 뽑아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이 두 사람, 곧 바사바 또는 유스도라고도 불리는 요셉과 맛디아를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이 두 사람 가운데 주께서 택하신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 주셔서 이 봉사와 사도의 직무를 대신 맡게 해 주십시오. 유다는 이것을 버리고 자기 자리로 갔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제비를 뽑았는데 맛디아가 뽑혀서 그가 열한 사도들과 함께 사도의 수에 들게 됐습니다”(23~26절).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앞선 것이 무엇입니까? 기도입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주께서 택한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주십시오”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기도가 중요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사람을 택하는 거라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택한 사람을 우리가 보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발견하는 것이 사람을 세우는 것입니다. 주어를 바꾸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주께서’ 택한 사람을 우리에게 보여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함께 사역하던 목사님들이 타 교회 담임목사에 지원 또는 요청을 받아서 가는 과정에서 제가 여러 교회 리더십들을 만나게 됩니다. 두 부류로 나뉩니다. 담임목사를 고용하는 교회와 하나님의 택한 사람을 분별하는 교회입니다. 담임목사를 CEO를 찾듯이 고용하는 교회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서 우리와 뜻을 같이 할 지도자를 찾습니다. 교회와 하나님이 택하고, 예비하신 목회자를 분별하도록 기도하는 교회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전자의 교회는 청빙이 돼도 얼마 가지 않아서 갈등과 대립 속에 분열되는 경우를 봅니다. 그러나 후자의 교회는 성령으로 하나 되며 교회가 다시 부흥합니다. 이 문구가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주께서 택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십시오.” 교회, 공동체, 모든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 기도가 계속 있을 때 사도행전적 교회가 이어질 줄 믿습니다. 
그들이 두 사람을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을 제비 뽑았습니다. 제비 뽑는 것이 가장 먼저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셉과 맛디아 두 사람을 추천하고 제비를 뽑았는데, 기도가 가장 앞섰고, 그 다음이 추천이고, 그 다음이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러므로 추천된 두 사람 누가 되어도 사도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증인의 자격이 있었을 것입니다. 최종적인 결정을 하나님께 맡긴 것입니다. 그들이 제비를 뽑았다고 해서 교회의 모든 선출을 제비뽑아야 한다고 적용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사도행전>에서만 제비를 뽑고, 그 이후에는 이 방법이 나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세우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택한 사람을 분별해서 찾는 태도입니다.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한 마음으로 하나님이 택한 사람을 찾고 세워가는 과정입니다. 바로 이것이 그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성령을 기다리며 한 일입니다. 
약속하신 선물이 임하기까지 그들은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교회가 한 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할 때 예수님의 임재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약속하신 선물이신 성령님이 임재하셔서 운행하시는 교회가 됩니다. 그리고 부활의 증인들이 계속 세워져서 사도행전적 교회의 역사를 이어가게 됩니다. 
온누리교회가 한 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는 새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작은예수 40일 새벽기도회에서 전념하는 성도들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실 것입니다. 2024년 한 해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의 담대한 증인이 되고, 세워지는 일꾼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거하며, 담대하게 살아가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