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유령인가?(1)(막 6:49)

새벽지기1 2023. 1. 21. 07:27

'제자들이 그가 바다 위로 걸어오심을 보고 유령인가 하여 소리 지르니'(막 6:49)

자신들 앞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보고 제자들은 “유령인가?” 하고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만 보면 예수님이 물위를 걸으셨다는 게 분명한 사실처럼 보입니다. 저는 사람이 물위를 걸을 수 없다는 일반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예수님이 물위를 걸은 게 아닐 수 있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가능한대로 성서 기자들이 전하려는 메시지 안으로 들어가고 싶을 뿐입니다.


다시 마음을 열고 이렇게 질문해야겠군요. 성서기자는 예수님이 실제로 물위를 걸었다는 사실을 전하는 걸까요?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보듯이 “유령인가?” 하고 제자들이 소리를 질렀다고 말한 것일까요? 저는 여전히 단정적으로 가타부타 말할 입장이 아닙니다. 조금 소극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물위를 실제로 걸었다는 사실이 내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데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거꾸로 예수님이 실제로 물위를 걷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내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제자들이 그 순간에 유령인가, 하고 소리를 지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비상한 사건 앞에서 우리는 유령 운운합니다. 새벽 네 시에 호수에서 풍랑과 싸우고 있던 제자들 앞에 예수님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는 궁금증은 이렇습니다. 본문 48,49절에서 성서기자는 분명히 예수님이 물위를 걸어서 그들에게 왔다고 했는데, 그걸 부인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글을 읽을 때 그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물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왔다는 이 문장에서 ‘물위’가 핵심인지, 아니면 ‘오셨다’는 게 핵심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전자는 후자에 대한 술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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