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아가서 4장: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새벽지기1 2022. 12. 20. 06:54

 

해설:

4장은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칭송하는 노래입니다. 먼저, 그는 그 여인의 신체를 하나씩 짚어 가면서 그 아름다움을 찬미합니다. 그 여인이 전체적으로 아름답다는 감탄으로 시작하여 눈동자로부터 머리채(1절)로, 치아와 치열(2절)로, 입술과 볼(3절)로, 목(4절)으로, 가슴(5-6절)으로 내려 오면서 비유를 사용하여 그 아름다움을 묘사합니다. 마지막에는 다시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칭송합니다(7절).

남자는 그토록 아름다운 여인을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로서는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자는 그 여인에게 그곳에서 나오라고 부릅니다(8절). 남자는 계속하여 그 여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9절, 10절, 11절, 12절)라는 표현 안에는 여인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12절부터 14절까지 나오는 비유들은 여인과의 성적 합일에서 얻은 기쁨을 표현합니다. 

16절은 여인의 노래입니다. 여인도 역시 사랑하는 남자가 찾아와 사랑을 나누게 되기를 갈망합니다.

 

묵상: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라는 표현은 1980년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던 루 살로메의 전기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를 생각나게 합니다. 러시아에서 출생하여 독일에서 활동한 루 살로메는 당대의 유명인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며 문학과 음악과 심리학 발전에 큰 영감을 준 여성입니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14세 연상인 그에게 한눈에 매료 되었습니다. 그가 살로메에게 헌정한 시 중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시가 있습니다.

내 눈 감은 뒤에도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내 귀 막더라도 당신의 말 들을 수 있어요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 없어도 당신에게 호소할 수 있어요 

내 팔 꺾더라도 손으로 잡을 수 있어요

손으로 잡듯이 가슴으로 당신을 잡을 수 있어요

심장이 멎더라도 머리는 뛰겠지요

내 머리에 당신이 불을 던지면 피로써 당신을 껴안겠어요 

 

살로메에 대한 릴케의 사랑이 얼마나 강렬 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일생을 살면서 그렇게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축복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입니다. 살로메와 릴케의 뜨겁던 사랑도 결국 식어지고 아픈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이토록 사랑할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그것이 잠깐 지나가는 열병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 것으로는 우리 존재 안에 있는 깊은 구멍을 메울 수 없습니다. 인간적인 사랑이 강렬 할수록 그 사랑을 잃는 아픔은 그만큼 더 큽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에게 눈을 돌립니다. 우리가 앓고 있는 사랑의 열병은 오직 그분의 사랑으로만 채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릴케가 살로메에게 헌정한 시에서 “당신”을 하나님으로 바꾸어 다시 읽어 봅니다. 그것을 이 아침의 고백으로 하나님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