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거라사와 가다라(막 5:1)

새벽지기1 2022. 11. 2. 06:18

'예수께서 바다 건너편 거라사인의 지방에 이르러.'(막 5:1)

마가복음 5:1-20절에 진술된 군대귀신 축출사건은 여러 가지 면에서 특이합니다. 우선 병행구인 마태복음(8:28-34)이나 누가복음(8:26-39)에 비해서 마가복음이 이 사건을 훨씬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다른 공관복음서에 비해서 분량이 짧기도 하고, 기록 연대가 신학적 해석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이르기 때문에 각각의 사건 보도 역시 간략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만은 그런 틀에서 벗어났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지 모릅니다. 하나는 마가복음 공동체에서 이 사건이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성서 신학적으로 훨씬 많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저도 정확하게 말씀드릴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접어두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마태와 누가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사건에 역사적 진실성이 조금 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문제도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지 이 사건은 마가복음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에 속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 사건은 예수께서 ‘거라사’ 지방에 이르렀다는 말로 시작됩니다. 누가복음에도 거라사로 나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은 ‘가다라’라고 말합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역이 이렇게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문제만 자세하게 다루기만해도 신학석사 논문을 쓸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그런 학문적인 부분은 그만두고 그런 차이가 생긴 이유만 간단히 지적하겠습니다. 성서는 모두 전승(Überlieferung)의 산물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장소만이 아니라 내용의 차이에도 역시 전승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전승은 곧 해석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독교 신앙을 어떻게 해석해서 전승하는가, 하는 점은 기독교 역사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신들린 사람 (2)(막 5:3)  (0) 2022.11.03
귀신들린 사람 (1)(막 5:2)  (0) 2022.11.02
두려움 (8)(막 4:41)  (0) 2022.11.02
두려움 (7)(막 4:41)  (0) 2022.11.01
두려움 (6)(막 4:41)  (0)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