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귀신들린 사람 (2)(막 5:3)

새벽지기1 2022. 11. 3. 06:44

'그 사람은 무덤 사이에 거처하는데 이제는 아무도 쇠사슬로도 맬 수 없게 되었으니.'(막 5:3)

본문에 따르면 더러운 귀신들린 사람은 무덤 사이에서 살았습니다. 동네에서 추방당했겠지요. 스스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한 동네사람들은 귀신들린 사람이 자신들과 함께 사는 걸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귀신들린 사람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지장을 받는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러나 사실 귀신들린 사람들은, 즉 요즘의 시각으로 정신이상자들은 그렇게 사납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런 병에 걸린 이유는 공격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주변의 공격을 막아낼 힘이 없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엄밀하게 보면 공동묘지로 추방당한 이 사람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더 공격적이었을지 모르지요.  


간혹 듣는 이야기지만 장애인 시설이 자기 동네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실력행사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장애인 시설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거나 자녀교육과 안전에 위험이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것은 바로 귀신들린 사람을 동네 밖으로 추방한 동네 사람의 논리와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한국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들만 받아들이겠다는 대학교 선생님들의 생각도 이와 똑같습니다. 서울대학교가 앞장서서 삼불청책을 폐지하라고 주장하고 있군요.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 입학제 불가정책 때문에 대학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실력이 조금 떨어진 학생들을 받아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학생으로 키우는 것이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교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우리는 여러 차원에서 능력이 없는 이들을 무덤 사이로 내모는 일에 너무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이 공동체의 안전이 보장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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