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좋은 땅에 떨어진 씨(3)(막 4:8)

새벽지기1 2022. 10. 6. 06:54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며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였으니 삼십 배나 육십 배가 되었느니라 하시고'(막 4:8)

제가 사는 하양에는 노점상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좋은 땅’이라고 생각되는 한분을 말씀드려야겠군요. 그분은 나이가 쉰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분인데, 다리근처에서 과일 노점상을 합니다. 10년 전쯤 저희가 하양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집사람이 그분에게서 과일을 사면서 막내딸에게 입힐 초등학교 운동복을 어디서 살 수 있는가 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분이 자기 딸이 입던 체육복을 주겠다고 했다네요. 다음번에 가서 깨끗하게 빤 체육복을 얻어왔습니다.


그런 걸 챙겨주었기 때문에만 정감이 가는 건 아닙니다. 노점상이 얼마나 힘듭니까? 그런데도 그분은 한 번도 찡그린 적이 없고, 늘 편안한 미소를 품고 있습니다. 많은 손님들을 접하다보면 무감각해질 만도 한데 무심의 상태로 모든 손님들을 따뜻하게 대합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비닐로 바람을 막아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님이 없을 때는 늘 손에 책을 들고 있더군요. 얼마 전 토요일에 그곳에 들려서 교회식구들과 먹기 위해 사과 5천원어치와 귤 5천원어치를 샀습니다. 굳이 몇 개를 더 넣어주십니다. 그렇게 팔아야 몇 푼 남는다고 아무리 말려도 그러시네요. 무슨 책을 그렇게 열심히 보세요, 하고 물었습니다. 성경을 봅니다, 하더군요. 신앙생활하세요? 예, 성당에 다닙니다.


10년 전에는 시골 사람치고 상당히 고왔는데, 요즘은 많이 늙어 보이더군요. 흰머리가 많아졌습니다. 늘 길거리에서 과일을 팔고 있으니 몸을 가꿀 시간도 없겠지요. 그래도 아주 행복해 보입니다. 그분은 과일만 파는 게 아니라 미소와 행복도 팝니다. 그런 분의 마음이야말로 옥토가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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