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삼위일체(3) -일상 기도
기도 모습 삼위일체의 세번째입니다. 앞서서 골방기도와 공동체 기도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세번째로 일상 기도를 나누고자 합니다. 기도 모습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세번째 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중요함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데 중요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일상 기도는 삶의 매 순간이 기도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기도의 시간이 사라지고 맙니다. 하나님과 좋은 시간 들이 구름처럼 사라지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습니다. 일상 기도가 잘 될 때 신앙의 삶은 풍성해집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이 실제가 됨을 경험하게 됩니다.
일상 기도의 첫 번째 모습은 식사 기도와 잠자리 기도입니다.
기도의 모습 가운데 가장 가볍게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식사 기도입니다. 식사 기도는 일상기도의 기초와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생명이 싹틉니다. 그런데 식사 기도가 가장 빨리 관습화되고 긴장이 사라지는 기도입니다. 식사 기도는 몇 번인지 알 수 없습니다. 기본적인 하루 세번의 식사 기도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식사 기도가 주어집니다.
일상 기도의 기초인 식사 기도는 우선 목적에 맞게 이뤄져야 합니다. 주신 음식에 대한 감사와 만들고 베푼 이들에 대한 축복과 먹을 음식을 통하여 이뤄질 일들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본질적인 기도의 내용이 다 담겨있습니다. 식사의 자리가 어떤 자리이든 기도의 모습은 같아야 합니다. 식사 기도는 나의 시민권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잠자리 기도입니다. 하루의 마지막과 새로운 한 날을 준비하는 시간인 잠자리에서 하는 기도입니다. 잠자리 기도는 일과를 마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잠자는 순간에도 주님과 함께하겠다는 분명한 고백이 있습니다. 군 생활을 하였던 분들은 잘 아는 일이 바로 취침이 주는 행복입니다. 고된 일과를 마치는 취침을 위하여 불이 꺼지는 시간이 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평화가 밀려옵니다. 이때는 기도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잠자리 기도는 일상 기도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식사 기도와 잠자리 기도는 일상 기도의 행복입니다. 잠자리 기도만 집중해도 하나님과의 교제는 매우 풍요로워집니다. 잠자리에 들어가는 짧은 시간이지만 영적인 풍성함을 체험하는 긴밀한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결코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삼위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은 잠자리 기도에서 나타납니다.
두번째는 생활 기도입니다.
일상 기도의 또 다른 모습은 생활 기도에 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부터 하루의 삶이 시작합니다. 시작의 순간에 감사로 기도합니다. 일어나는 그 순간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하루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 수 있도록 읊조립니다.
아침은 각자의 영역에서 분주하게 시작합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 학교와 직장으로 가야 하는 사람, 사업장을 열어야 하는 사람등 활기가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기도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에 가족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때 만나고 일어나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합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립니다. 생활 기도를 기억해야 합니다. 네가 선 곳이 거룩한 곳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거룩한 곳에 있기에 바로 기도이 자리가 됩니다.
세번째는 도보 기도입니다.
도보 기도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매우 유익하였습니다. 걷는 것이 단지 육체의 건강만을 위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던 시간에서 영혼의 문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도보기도 만보 프로젝트를 하면서 걷는 시간이 주는 영적인 풍성함을 누렸습니다. 걷는 것이 단지 육신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잠깐의 유익만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보 기도가 될 때 내세의 유익이 되었습니다.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딤전4:8)"
도보 기도는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는 경건 훈련 가운데 하나입니다. 걷는 모든 길이 바로 기도의 자리입니다. 물론 도보 기도가 시간을 내어 걷는 골방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둘레길과 순례길을 작정하고 걷는다면 일상 기도가 골방 기도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도보 기도는 걷는 모든 길이 기도의 시간이 됩니다. 그렇다고 한 눈 팔고 걷자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삶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평범한 걸음이 기도의 발자국이 됩니다. 육체의 건강을 위하여 걷는 산길이 기도의 산이 됩니다. 기도가 함께 할 때 금생과 내생의 약속을 부여받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진행하였던 도보 기도 만보 프로젝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만보는 2-3시간 정도의 거리입니다. 이 시간은 기도와 찬송과 말씀을 듣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3-4장의 성경을 듣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고 동시에 찬송을 듣습니다. 이때의 기도는 도고 기도가 중심이 됩니다. 교회와 성도와 선교지와 조국과 고난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기도 후에 지난 주 설교를 한 편 듣습니다. 그러면 만보가 종료됩니다. 고난의 시간을 지혜롭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도보 기도만 보였습니다. 만보가 아니더라도 도보 기도의 자리를 만드는 일은 매우 좋습나다.
네번째는 현장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일상 기도의 중요한 측면입니다. 현장기도는 기도의 때가 특별히 필요 없음을 알려줍니다. 현장 기도는 심방을 하거나, 방문을 하거나 사람을 만날 때 잠시하는 기도입니다. 현장에서 즉시고 기도하는 자리입니다. 기도가 필요한 환자를 만나거나, 기도의 요청이 있을 때 즉시로 기도하는 일입니다. 자체 할 일이 없습니다. 전화를 받거나 소개를 받을 때 기도가 필요하다면 즉시로 기도합니다. 기도하는 곳이 현장이고 현장이 기도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현장 기도의 가장 핵심은 다양한 기도요청을 받을 때입니다. 사람들은 만나거나 혹은 이메일이나, sns를 통하여 기도를 부탁받습니다. 서로 만난 적이 없어도 기도요청이 올 수 있습니다. 일면식이 없기에 말로만 기도한다고 하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것은 자칫 습관성이 거짓말이 됩니다. 결코 하나님 앞에 합당한 모습이 아닙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현장 기도입니다. sns에 답글을 쓰면서 기도합니다. 기도요청을 받고 기도하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을 때 바로 기도합니다. 기도한다는 말이 형식적인 인사가 되면 안 됩니다.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장 기도가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바로 기도합니다. 짧지만 단 한번의 기도라 할지라도 간절함으로 기도합니다. 기도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믿음의 기도는 역사하는 힘이 큽니다. 현장의 기도는 역사가 일어나는 기도입니다. 간절함이 가슴으로 미여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도가 사라지는 일이 일어나면 안 됩니다.
기도 모습 삼위일체를 살펴보았습니다. 골방 기도와 공동체 기도와 일상 기도가 잘 어울릴 때 우리는 기도를 쉬는 일이 없어지고, 불청객을 맞이하는 일도 사라집니다. 기도는 영혼의 생명입니다. 나도 살고 가족이 살고, 공동체도 사는 일입니다. 기도는 쉬면 안 됩니다. 기도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기도의 자리가 언제나 풍성하기를 바랍니다. 아마 이 말을 들으면서 그럼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질문이 생길 것입니다. 다음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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