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에스더기 10장: 후기

새벽지기1 2022. 8. 17. 06:50

 

해설:

아하수에로(크세르크스 1세) 왕은 주전 486년부터 465년까지 20년 동안 페르시아를 통치 했고, 고대 역사가들에게 매우 강력한 군주로 인정 받는 사람입니다. 그는 공포 정치로 제국 내의 민족들을 다스렸고 잔인한 정복 전쟁으로 제국의 영토를 확장 했습니다(1절). 모르드개는 페르시아 제국의 2인자가 되었고, 자신의 권력으로 제국 내에 살고 있는 유다 백성의 안위를 지켜 주었습니다. 그 까닭에 모르드개는 유대인들에게 높이 존경을 받았습니다(2-3절).  

 

묵상:

구약성서 편집 과정에서 에스더기는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책 전체에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사용 되지 않았고, 유대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점에 있어서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으로서 이방인 왕과 결혼한 에스더와 왕실 관리로 취직 했다가 나중에 2인자가 되는 모르드개의 행동은 유사한 상황에서 유대인으로서의 순결성을 지켰던 다니엘과 무척 대비 됩니다. 다니엘의 시각에서 본다면,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매우 위험한 선택을 했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방 민족들 사이에서 소외와 혐오와 배척과 박해를 일상처럼 감당해야 했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에스더의 이야기는 희망과 용기의 책으로 읽혔을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때에 출애굽기와 요한계시록이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던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나치 시대에 수용소에 갇혀 살던 유대인들이 가장 좋아했던 책이 에스더기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비록 모르드개와 에스더가 한 일이 모두 하나님의 뜻에 일치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님이 없는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차 그분을 의지하고 살아가라는 희망과 용기를 불어 줍니다.

 

에스더의 이야기는 선 자리에 따라 다른 메시지를 들려 줍니다. 당시 유대인들처럼 폭압적인 통치 하에서 숨을 죽이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믿고 희망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줍니다. 인간의 악마성이 높아지고 강해지면 하나님은 안 계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절망적인 상황조차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 있습니다. 그것을 믿고 그분의 뜻을 분별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반면, 권력자 혹은 다수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주어진 힘과 능력으로 악마적 욕망을 충족 시키려는 유혹를 경계 하라는 메시지를 줍니다. 인간은 힘이 강해 질수록 위험해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