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로또(lotto)를 내가 믿사오며’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새벽지기1 2020. 11. 2. 06:35

2003년 2월 12일

 

‘고향에 가서 3시간동안 가족들 선물 삼아 50만원 어치를 구매했는데 고작 4만원만 당첨됐다. 멍하고 기분이 붕 뜨는게 나도 모르게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로또가 마약과 비슷한 것 같다. 처음에는 만원 어치 샀다가 이 번호도 될 것 같고 다른 번호도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하다보니까 점점 판돈이 커진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니 시원하게 한번 쏴 보겠다’

lotto(행운의 숫자게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로또 열풍이 세계적으로 불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유럽, 남미, 호주는 물론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로또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샐러리맨, 주부, 학생, 미화원, 노인들까지 판매점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복권 열풍은 거의 종교적 수준에 이른 것 같습니다. 로또는 인생역전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일종의 환상이며 비젼이며 신입니다. 당첨이 안되더라도 어차피 어려운 사람 돕고, 다른 사람이 당첨되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고 이래저래 온 국민은 ‘로또를 내가 믿사오며’ 라는 운명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로또 광풍이 부는 가운데서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이런 일에 그리스도인들은 참여하지 말아야 합니다. 로또의 사업목적과 기본방향을 담당자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불법적이고 사행성이 높은 도박행위 등을 대체 또는 감소시켜 국민에게 생활 속의 건전한 레저문화의 하나로 정착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사업의 기본방향은 복권고유의 순기능적인 기능을 강화하여 복권 구매자들의 다양한 욕구 충족 및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 목적과 방향대로라면 로또는 하나의 가족오락으로 혹은 남을 돕는 구제차원으로 그리스도인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왔던 사행성문제입니다. 射倖(사행)은 단어 그대로 요행 즉 운을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로또 참여자는 스스로가 운명론자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신자는 불신자들의 가치관인 운명론
을 믿지 않고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믿음이란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이라는 무책임과 다르며 ‘혹시나’ 하며 요행을 바라는 나태와 다르며 반드시 되는 것을 믿는 것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수고하고 땀을 흘리며 나가는 것입니다(히11:6). 그러므로 로또는 믿음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식도 아니며 射倖(사행)이며 그리스도인들이 배척해야할 邪行(사행: 옳지 못한 행위)인 것입니다. 혹 성전건축을 위해서, 하나님의 큰 일을 위해서 복권을 사겠다 라는 마음을 버리고 그런 마음이 있거든 직접 구제에 나서거나 혹은 헌금이라는 방편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것이 신자의 올바른 가치관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로또열풍을 보면서 성도들은 전도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복권열풍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위 마음의 평안입니다.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서 늘 무엇인가를 좇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대상이 돈일 수도 있고 스포츠일 수도 있고 성공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로또가 없어져도 사람들은 또 다른 신기루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로또 뿐 아니라 그 외 허상을 좇는 군중적 심리현상들이 나타날 때마다 진정한 안식처인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기회가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낫을 기다리는 곡식들입니다. 교회는 무르익은 들판을 바라보는 전도자의 자세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람들이 그토록 의존해야하는 것이 무엇인가? 진정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는 것이 무엇인
가’를 선포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놀이문화수준을 넘어, 도박수준을 넘어, 이제 사람의 마음까지 빼앗아 가는 로또의 狂景(광경)은 마치 예수님의 탄생이 가까움을 알리는 때가 찬(갈4:4) 로마의 사회, 문화, 종교적 배경과도 같은 것 같습니다.

 

경마장 가는 자들이여, 복권방 앞에 줄을 서 있는 자들이여, 돈벼락을 기대하고 있는 자들이여, 베팅을 벼르고 있는 자들이여!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너희를 위
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 두라. 네가 네 손이 수고한대로 먹을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