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고경태목사

기독교강요(II-3) 원죄(原罪)의 회복, 의의 전가

새벽지기1 2016. 12. 13. 06:49


6. 아담의 원죄는 그리스도의 의로 고쳐지고 회복된다

아담의 부패가 후손에게 전달(transiio)되어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출생할 때부터 죄에 오염되었다는 것을 우리가 보았다. 현재를 부조리로 보는 것은 보편적이다. 부패 근원을 찾기 위해서는 인류 근원인 첫 조상에게 올라가야만 한다. 첫 조상인 아담이 인간 본성의 뿌리로서 그의 부패(반역)가 인류에게 전달되어 온 인류가 부패하였다.


사도 바울은 아담과 그리스도를 대조하며 두 근원을 분명하게 설명하였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5:12).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은혜(per gratiam Christi), 그리스도의 의와 생명을 우리에게 전달하여 우리를 회복하였다(5:17).


이런 성경 가르침에 대해서 펠라기우스파들은 어떻게 아담의 죄를 모방해서 후손들에게 전파되었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가?(peccatum Adae imitatine propagatum?) 모방에 의해서 죄가 전달된다고 주장하면, 그리스도의 의(Christi iustitia)가 우리에게 혜택을 주는데, 그것에도 우리가 그리스도의 의를 모범으로 모방하여 의롭게 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 주장은 그리스도와 동등됨을 주장하는 신성모독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의와 생명이 없던 우리에게 전달되어 우리에게 들어온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의와 생명이 상실된 시점을 아담이고, 후손들은 본성적으로 의와 생명이 없다. 아담에 의해서 상실된 것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회복되는 것이 복음이다. 즉 죄와 죽음은 아담을 통해서 들어왔고, 의와 생명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들어온다.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된다”( 5:19)는 성경 말씀은 결코 모호한 말이 아니다. 아담과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보면, 아담은 우리를 자기의 멸망에 끌어넣어 자기와 함께 멸망하게 만들었지만, 그리스도께서 은혜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다.


이렇게 진리의 빛이 명확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길고 자세한 증명이 필요하지 않다. 바울 사도는 고린도전서에서 부활에 대해서 신자들이 믿음을 강화할 수 있도록, 아담 안에서 잃어버린 생명이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된다는 것을 밝혔다(고전 15:22). 바울 사도는 우리 모두가 아담 안에서 죽었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우리가 죄의 병에 전염되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였다. 아담의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러나 바울이 전하려는 의도는 아담으로 말미암아 타락한 상태를 인지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얻을 희망이 그리스도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자기 의의 능력을 부어 주시는 놀라운 교통뿐이다(illa communicatione iustitiae suae vim in nos Christus transfundit) . 다른 해석에서는 영은 의를 인하여 산 것이니라”( 8:10)라고 하였다. “우리는 아담과 함께 죽었다라는 말은 죄로 말미암아 불행, 멸망과 파멸에 있고 모든 후손들이 부패되었다는 것이다. 바울이 모든 아담의 후손은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라고 말하였다( 2:3). 모든 사람이 모태(母胎)에서 저주를 받은 것이다. 바울이 말한 인간 본질(natura)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그대로가 아니라 아담에게서 부패한 상태로 있는 것을 의미한다. 죄의 근원을 아담의 타락으로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은 하나님을 죽음의 창시자라고 하는 있을 수 없는 부당함을 제거하는 유익도 있다. 즉 아담은 자기 죄로 자기를 부패시켰고, 그의 부패가 후손에게까지 오염(汚染)되었고 감염(感染)된 것이다. 하늘 심판자이신 그리스도(caelestis ipse iudex Christus)께서 인간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악하고 타락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선언하셨다. “육으로 난 것은 육”( 3:6)이기 때문에, 사람이 거듭나기 전까지 모든 사람은 그 앞에 생명의 문이 닫혀 있다고 하셨다( 3:5).


7. 원조상(元祖上)의 은사(dona)가 모든 후손에게 전달됨

인간의 영혼이 오염되어 있는 것은 아버지의 영혼에서 자식의 영혼으로 유전되는 방식 등으로 고대 교회 교부들에게 의견이 많아 합의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상태를 이해하려고 조급하게 논의할 필요는 없다. ()께서 인간 본성에 부여하시고자 하신 은사들(dona)을 아담에게 위탁하셨다는 것에서 만족해야 한다. 따라서 아담이 그 받은 은사들을 잃었을 때에, 자신만 잃었을 뿐만 아니라 후손들 모두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아담이 잃어버린 은사는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은사는 한 사람에게만 주신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해서 주셨다는 말을 들을 때에 누가 영혼의 전이에 대해서 의심할 것인가? 그러므로 아담이 타락했을 때에 인간성이 벌거숭이가 되고 빈궁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나, 아담이 죄에 전염되었을 때에 감염이 인간성에 잠입했다고 하는 것은 조금도 어리석은 생각이 아니다. 썩은 뿌리에서 썩은 큰 가지가 나왔으며 여기서 나온 작은 가지에 부패가 전달되었다. 이와 같이 부모에게서 자녀가 부패했고 자녀는 다시 그 후손에게 대대로 병을 옮겨 주었다. 바꿔 말하면, 아담에게서 시작한 부패는 선조로부터 후손에게 전달되어 끊임없이 흘러간 것이다. 전염은 육이나 영혼의 본질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 전염은 처음 사람이 자신뿐만 아니라 동시에 후손에게 전달된다.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천품을 가지며 또 잃어 버리도륵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것이다.


펠라기우스는 경건한 부모에서 자녀가 부패를 물려받는 받은 것이 어렵다고 하였다. 그리고 후손들이 부모의 순결에 의해서 거룩하게 될 것도(참조, 고전 7:14) 말하였다. 이런 궤변에 대해서 반박은 쉽다. 자녀는 부모의 영적 중생에서 태어난다 할지라도 영적 상태를 전달받는 것이 아니고, 육적 혈통에서 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처럼 죄 있는 불신자든 죄 없는 신자든 사람은 부패한 본성에서 자녀를 낳기 때문에 무죄한 자녀가 아니라 유죄한 자녀를 낳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하나님의 백성이 어느 정도 부모의 성화에 참여한다는 것은 특별한 축복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가 받은 보편적 저주가 먼저 있었다는 사실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죄책은 본성에서 오고 성화는 초자연적 은혜(supernaturali gratia)에서 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