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국원교수

[기독교문화 변혁, 핵심 읽기] (9)새해맞이

새벽지기1 2016. 8. 29. 12:35


신년축하는 경건의 예배여야 합니다

새해 맞는 그리스도인의 문화는 변질된 세상과 달라야

 

  
 ▲ 신국원 교수 

해돋이는 신년 행사 중 으뜸입니다. 저는 첫 아이가 4살때 심장 수술하던 날 아침 해돋이 광경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 광활한 캐나다 대평원 위로 돋던 태양이 얼마나 찬란하던지 밤새 불안했던 마음이 싹 가실 정도였습니다. 새해 아침 해를 바라보며 희망을 품게 되기를 바라는 심정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은혜의 해

새해 일출맞이는 일종의 종교 행위일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새벽 먼거리를 마다 않고 동해 바닷가에 150만 인파가 모이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렇게라도 복을 빌어 운수대통하길 바래서일 겁니다. 하지만 정작 찬란한 새해 일출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구름이 끼거나 날이 궂은 경우가 흔하니까요.


그리스도인들은 새해 아침 일기에 마음 졸일 일이 없습니다. 주 안에 있는 우리에겐 매일이 찬란한 새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주님께서 은혜의 해, 즉 희년(禧年)을 선포하셨습니다(사 61:2, 눅 4:19). 죄와 사망에서 해방된 우리에겐 매일이 새롭고 복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세상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우리 성도들은 “보라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계 21:5)하신 주의 약속을 더해 서로 문안해야 합니다. 세상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주님은 어저께나 오늘이나 또 영원토록 변함이 없습니다. 올해도 그의 신실하심에 의지해 살아갈 것입니다. 새해 첫날은 그 은혜를 믿음으로 기대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새해 첫 날의 의미

그리스도인은 새해 첫날을 축하하는 이유가 세상과 달라야 합니다. 한 때 정부가 나서서 구정(舊正) 대신 신정을 설날로 만들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설날을 이중으로 쇠는 낭비를 막으려 했던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습니다. 명절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음만 확인한 셈입니다. 다시 구정이 대세가 된 지금 신정은 단지 일년이 시작하는 첫날일 뿐입니다.

사실 서양에서도 1월 1일을 일년의 첫날로 여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18세기까지 영국에선 3월 25일이 새해 첫날이었답니다. 중세에는 부활절과 크리스마스를 첫날로 꼽은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슬람이나 힌두교의 새해는 1월 1일이 아닙니다. 동양의 영향력이 강했더라면 새해 첫날은 구정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느 날을 새해 첫날로 삼든지, 날짜 보다는 신앙적 의미 부여가 중요합니다. 세상에선 새해 첫날 조상에게 제사하고 복을 빕니다. 성도들의 신년축하는 창조주를 경외하는 예배여야 할 것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명절의 의미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민속문화에 담긴 종교성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는 문화의 손님인 적이 없습니다. 그를 만난 사람들이 변화되듯이 복음이 들어간 문화들도 모두 변화되었습니다.

 

  
  
 


주님의 해 2014년


복음이 문화를 바꾸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역법이 바뀐 것입니다. 오늘날 전세계가 사용하는 A.D.는 예수님의 연호(年號)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기(西紀)라고 번역되기도 하지만 본래는 주후(主後) 즉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해에”(Anno Domini Nostri Jesu Christi)의 약자입니다. 6세기에 한 수도사가 연도 계산을 하면서 로마 황제들의 연호 대신 A.D.를 쓴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연호는 왕의 통치가 물리적 공간인 국토뿐 아니라 시간에도 미친다는 뜻입니다. 옛날 왕들과 일본 천황이나 북한의 독재자가 지금도 그 흉내를 내지만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연호는 그에 따라 역사를 기록되는 체제가 지속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의 연호가 지속되지 못하는 것은 왕이 죽으면서 함께 끝나버렸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연호는 지금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하는 날까지 그가 역사의 주권자요, 왕의 왕임을 증거할 것입니다. 주후 2014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 한 해도 주님께서 만사를 주관하실 것입니다. 그것을 믿는 우리는 매일 그의 영광을 위해 살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국원 교수  ekd@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