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민수칼럼2430 어버이 날 일기!
<" 내일이 무슨날인지나 아시우? "
" 날은 무신날 ! 맨날 그날이 그날이지 ~ "
" 어버이날이라고 옆집 창식이 창길이는 벌써 왔습디다 ... "
"아버님은 아무 말 없이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당겼지요"
다른 집 자식들은 철되고 때 되면 다들 찾아 오는데
우리 집 자식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원 ~~
"아버님은 어머님의 푸념이 듣기 싫은지 휭하니 밖으로 나가셨어요.
다음 날 어버이 날이 밝았지요.
조용하던 마을에 아침부터 이집저집 승용차가 들락 거렸어요.
" 아니 이 양반이 아침 밥도 안 드시고 어딜 가셨나?
이곳 저곳 아버님을 찾아봐도 간곳이 없었지요"
혹시 광에서 무얼하고 계시나?
"광문을 열고 들어 갔어요.
거기엔 바리바리 싸 놓은 낯설은 봇다리가 2개 있었어요.
봇다리를 풀어보니 참기름 한병에 고추가루 1봉지 또 엄나무 껍질이 가득 담겨 있었지요.
큰아들이 늘 관절염 신경통에 고생하는걸 알고 준비해 두었던 것이지요
또 다른 봇다리를 풀자
거기에도 참기름 한병에 고추가루 1봉지 민들래 뿌리가 가득 담겨 있었지요
작은 아들이 늘 간이 안 좋아 고생하는 걸 알고 미리 준비해 두셨나 봐요
동네 어귀 장승백이에 아버님이 홀로 앉아 있었지요
구부러진 허리에 초췌한 모습으로...(이하 생략)>
어버이 날 대학동기 단톡방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뻔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이기에 가슴이 짠하다.
지난 토요일 고향에 들렀다.
어버이날이 주일이기에 미리 들른 것이다.
어머님이 계시지 않은 고향!
홀로 계신 8순 중반의 아버님이 더욱 애처롭다.
이미 동생들도 와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시간이 되어 숫불 바비큐를 준비했다.
소찬이지만 푸짐한 잔치처럼 점심식사를 했다.
동생과 함께 이불과 침대를 옥상에 널어 말렸다.
몇 시간 후 아버님이 싸주신 나물 박스를 가지고 상경했다.
저녁에 아버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고맙다. 너희들 일일이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
너희들 떠난 후에 후회하는게 버릇이 되었나보다.
아무조록 건강하기 바란다.>
아버님께서 미안시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그저 감으로 느낄 뿐이다.
지난 토요일 밤 늦은 시간!
객지에 사는 아들과 딸이 집에 왔다.
딸 혜진이는 카네이션과 국과 반찬거리를 사가지고 왔다.
아마도 어버이 날 아침식사를 하려나보다.
하지만 딸보다 아내가 먼저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다과를 했다.
그 때 아이들이 함께 만든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
‘두 분 영화도 보고 좋은 시간 가지세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아내가 말했다.
‘아이들이 어느덧 커서 어버이 날이라고 용돈까지 받네.’
우리가 그 만큼 늙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어젯밤 늦게 한 제자로부터 카톡한통이 왔다.
<저의 영적 아버지 리민수목사님!
어버이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DFC에서 목사님을 만나 말씀의 달콤함을 깨닫게 해주시고,
올바른 길을 인도해주신 삶의 등대와도 같으신 목사님!
변함없이 한결같으신 민족과, 청년에 대한 열정..
언제나 큰 도전이 됩니다..!
목사님, 누구보다 따뜻하시고 사랑이 넘치시는 목사님,
자주 찾아뵙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조만간 꼭 찾아뵙도록 할게요! ㅠㅠ
그리고, 건강이 걱정이 되네요 ㅜ.
영육 간에 강건하시길 더욱 열심히 기도할게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올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런 인사를 받을 자격까진 없는데 말이다.
어버이 날에 많은 생각을 했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자식을 생각했다.
그리고 하늘 아버지를 생각한다.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아들이 이르되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눅15: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