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류현모교수 103

윤리학, 약자 보호가 윤리의 기준이 될 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도덕률의 기준 설정에 세속적 인본주의자들만큼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모든 분야에 대해 변증법적 유물론과 계급투쟁이라는 통일된 접근방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를 포함한 우주의 모든 것이 정과 반의 투쟁을 통해 합을 이루는 변증법적 변화 중에 있다고 믿고 있다. 이들이 세계관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제 체제이다. 자본주의 체제 속의 부르주아(정)와 프롤레타리아(반)의 투쟁을 통한 변증법적 결론인 사회주의(합)를 거쳐 공산주의로 이행하는 것이 변증법적 상향발전이라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와 함께 진화론을 모든 존재의 기본이념으로 설명한다. 그러므로 도덕성의 기준도 변증법적 변화의 상태에서 진화해 가고 있다고 여긴다. 절대적 도덕률을 무시하고 폭력혁명을 일으킨 공산주의..

윤리학, 상대적 도덕률의 문제

윤리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누가 도덕률을 만드는가?”이다. 신인가, 아니면 신의 자리를 차지한 인간인가? 유신론에 서는 신, 인본주의에서는 인간이 만든다고 할 것이다. 유신론과 인본주의의 가장 큰 차이는 도덕률의 근원을 어디에 의존하느냐이다. 인본주의자는 기독교가 제시하는 절대적 도덕률을 거부한다. 초자연적 존재가 제시하는 십계명과 같은 도덕률이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너무 억압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1933년, 1973년, 2003년 세 번에 걸쳐 발표된 ‘ 인본주의자 선언-I, II & III’ 을 통해 그들은 인본주의가 윤리적임을 주장하였다. 절대적인 도덕률의 기반이 없는 도덕성이 과연 가능할까? 인본주의자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라는 책에서 그들은 절대자 없이 보편적 도덕성을 정의하려..

윤리학, 절대적 도덕률이 있는가?

윤리학은 선악의 기준이 무엇이며, 그 기준이 어떻게 정립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는 학문이다. 기독교와 이슬 람같이 일신론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절대적인 도덕률이 있다고 믿는다. 절대자인 신에서 유래한 변치 않고 명확한 기준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반면 범신론 혹은 다신론 세계관에서는 상대주의를, 무신론에서는 절대적 윤리기준의 근거 없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기준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예수님은 자신을 향해 ‘ 선한 선생님이여’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하나님 한 분 외에 선한 이가 없느니라”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윤리의 절대적인 기준이심을 알려주신다.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하나님께서 선함의 기준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도덕률은 절대적이고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이슬람에..

철학, 진리란 무엇인가?

철학은 진리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학교의 기능은 진리의 탐구에 있다고 한 다. 많은 대학들의 교훈이나 건립이념에 ‘ 진리’ 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진리란 무엇인가? 세속학문과 각 세계관이 말하는 진리의 정의를 비교해 봄으로써 각 세계관의 차이를 비교해 보겠다. 진리를 정의할 때는 ‘ 넓은 의미의 진리’ 와 ‘ 좁은 의미의 진리’ 로 나눌 수 있다. 넓은 의미의 진리는 어떤 명제가 옳으면 참 혹은 진리, 옳지 않으면 거짓 혹은 비진리라고 구분할 때의 진리이다. 학교시험에서 “다음 문장 중에 옳은 것은 T(true), 옳지 않은 것은F(false)를 표시하라”와 같은 진위 문제의 답을 고르는 것과 같다. “현재 대한민국의 ..

철학과 과학

신학과 철학은 존재의 근본과 기원에 대한 지식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신의 존재와 기원에 대해 논의하면서 과학적 방 법론이 접근할 수 없는 한계를 발견한 바 있다. 진화론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 을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이요, 창조론은 ‘신이 존재함’ 을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지식의 근본이 되는 형이상학적 토대를 과학적 방법론으로 증명할 수 없기에 모든 지식은 어떤 믿음을 근거로 발전한다. 현대의 과학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사람들에 의해 학문적 체계가 만들어졌다. 프란시스 쉐퍼는 “세상이 합리적인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관찰자로서 자신과 관찰의 대상 사이에 연관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기반이 없었다면 현대 서양과학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한..

철학의 인식론

철학이란 지식의 근원과 지식을 추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사람들은 자연과 물질적인 부 분에 대해서는 나름의 방법론으로, 비물질적이며 초자연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또 다른 방법론으로 지적 탐구를 지속해왔다. 근대에 접어들어 과학이 발달하면서 자연과 그것을 구성하는 물질에 대해 과학자들이 탐구의 방법론에 대한 주도 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이들은 초자연에 대한 지식까지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초자연을 부정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자들의 종교비판을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앨빈 플랜팅가는 “기독교 믿음의 반대자이든 옹호자이든 모두 자신들 견해의 기반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우주 혹은 신의 존재 그 기원에 대해 유신론자와 무신..

무신론 신학

존재론, 기원론과 인식론을 다루다 보면 모든 세계관에 종교적 선언이 있음을 알게 된다. 기독교와 이슬람에서는 “태초에 신이 계셨다”, 인본주의, 공산주의와 포스트모던에서는“태초에 신이없었다”, 뉴에이지에서는 “모든 것이 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 관점은 그외 몇 가지 요소로 인해 종교적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주장한 변증법적 유물론은 사물 에 신의 속성을 부여한다. 구스타프 A.베터는 그의 저서 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한다.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에서는 지극히 높은 존재를 부인하지 않는다. 세상은 지속적인 발전 과정 속에 있는데 그 과정은 무한을 향해 나아간다. 따라서 유물론에서 물질에 가해지는 무한한 변증법적 변화는 물질에 정신적인 속성뿐만 아니라 신성마저부여할 수 있게 된다.” ..

인식론, 신의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존 듀이를 비롯한 많은 인본주의자들은 1933년 인본주의자 선언1에서 “우주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창조되지 않았다” 고 주장하며 유신론의 시대는 갔다고 선포한다. 그로부터 40년 뒤 1973년 인본주의자 선언2와 2000년 개정된 인본주의자 선언3에서도 “초자연의 존재를 믿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 초자연은 인류의 생존과 완성에 어떤 의미도 없다. 유신론자가 아닌 우리는 신이 아닌 자연으로부터 출발한다”고 그들의 존재와 기원의 근거를 분명히 규정하였다. 그런 까닭에 무신론자들은 ‘ 신의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나?’ 라는 질문 자체를 부정한다. 그렇다면 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유신론적 세계관에서는 신이 존재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일신론의 각 종교에는 그들의 경전이 있고, 그 경전에는 신 존재의 ..

세계관, 삶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

제임스 사이어는 “세계관이란 실재의 근본 구성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련의 전제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하였. 우리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실재(reality)의 근본 구성이 운영되는 원리를 배우고, 그 배운 원리들을 삶에 적용하고 그 결과들을 경험한다. 이렇게 배우고 경험한 것들 중에서 진리라고 생각하거나, 선호하거나,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일련의 전제들을 모두 모아둔 것이 바로 세계관이다. 그러므로 세계관은 전 학문 분야를 망라하는 관점이며, 실제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부딪히고 경험하는 모든 분야에 대한 관점이다. 데이비드 노에벨의 에서는 ‘ 신학, 철학, 윤리학, 과학, 심리학, 사회학, 법학, 정치학, 경제학, 역사학’ 등 삶을 바라보는 10개의 대표되는 학문 분야를 통해 각 세계관들이 가지고 있는 ..

유교적 세계관의 메타네러티브

유교가 종교냐 학문이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대체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국가의 통치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학문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 논어에서 “공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괴력난신, 즉 초자연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언명을 통해 유교가 무신론임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민간의 정령 신앙적 요소가 유교의 충효사상과 만나 조상의 영에 제사 드리는 종교적 색채를 띠게 된 것으로 본다.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인재를 등용하는 과거제도에 유학을 시험과목으로 사용함으로써 국가의 교육과 통치이념을 유교적 세계관으로 통일하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근세 500년을 지속한 조선왕조는 유교적인 국가관과 통치이념 위에 건설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근세를 지배한 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