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류현모교수 95

윤리학1: 절대적 도덕률이 있는가?

윤리학은 선악의 기준은 무엇이며, 그 기준이 어떻게 정립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는 학문이다. 진리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선악의 기준에 대해서도 절대주의와 상대주의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같이 일신론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절대적인 도덕률이 있다고 믿는다. 절대자인 신에서 유래한 변치 않고 명확한 기준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반면 범신론 혹은 다신론 세계관에서는 상대주의를 주장하며, 무신론에서는 절대적 윤리기준의 근거없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기준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예수님은 자신을 향해 ‘선한 선생님이여’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하나님 한분 외에 선한 이가 없느니라.”라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윤리의 절대적인 기준이심을 알려주신다.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하나님..

철학3: 진리란 무엇인가?

철학은 진리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학교의 기능은 진리의 탐구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대학들의 교훈이나 건립이념에 진리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진리란 무엇인가? 세속학문과 각 세계관이 말하는 진리의 정의를 비교해 봄으로써 각 세계관의 차이를 비교해 보겠다. 진리를 정의할 때는 넓은 의미의 진리와 좁은 의미의 진리로 나눌 수 있다. 넓은 의미의 진리는 어떤 명제가 옳으면 참 혹은 진리, 옳지 않으면 거짓 혹은 비진리라고 구분할 때의 진리이다. 학교시험에서 “다음 문장 중 옳은 것은 T(true), 옳지 않은 것은 F(false)를 표시하라.”와 같은 진-위 문제의 답을 고르는 것과 같다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철학2: 철학과 과학

신학과 철학은 존재의 근본과 기원에 대한 지식에서 시작한다. 즉 존재론과 기원론, 인식론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앎의 바탕이 되며, 그 외의 모든 지식은 이 토대 위에 구축된다. 우리는 신의 존재와 기원에 대해 논의하면서, 과학적 방법론이 접근할 수 없는 한계를 발견한 바 있다. 진화론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이요, 창조론은 ‘신이 존재함’을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지식의 근본이 되는 형이상학적 토대를 과학적 방법론으로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지식은 어떤 믿음을 근거로 발전한다. 현대의 과학은 세상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사람들에 의해 학문적 체계가 만들어 졌다. 프란시스 쉐퍼는 “세상이 합리적인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과..

철학1: 인식론

철학이란 지식의 근원과 지식을 추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사람들은 자연과 물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의 방법론으로, 비물질적이며 초자연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또 다른 방법론으로 지적 탐구를 지속해왔다. 근대에 접어들어 과학이 발달하면서 자연과 그것을 구성하는 물질에 대해 과학자들이 탐구의 방법론에 대한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이를 근거로 이들은 초자연에 대한 지식까지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초자연을 부정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자들의 종교 비판을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철학자인 앨빈 플랜팅가는 기독교 믿음의 반대자이든 옹호자이든 모두 자신들 견해의 기반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우주 혹은 신의 존재나 그 기원에..

신학3: 무신론 신학

세상의 많은 세계관들을 살펴 볼 때 기독교 세계관이 아닌 다른 세계관들도 신학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에이지나 이슬람은 직접 신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신학이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세속적 인본주의나 마르크스주의 같은 세계관에도 신학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존재론, 기원론과 인식론을 다루다 보면 모든 세계관에 종교적 선언이 있음을 알게 된다. 기독교와 이슬람에는 “태초에 신이 계셨다.” 인본주의, 공산주의와 포스트모던에는 “태초에 신이 없었다.” 뉴에이지에는 “모든 것이 신이다.”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은 그 외의 몇 가지 요소로 인해 종교적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주장한 변증법적 유물론은 사물에 신의 속성을 부여한다. 구스타프 웨터는 그의 저서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다음과 같은 ..

신학2: 인식론-신의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존 듀이를 비롯한 많은 인본주의자들은 1933년 인본주의자 선언1에서 “우주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창조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며 유신론의 시대는 갔다고 선포한다. 그로부터 40년 뒤 1973년 인본주의자 선언II와 2000년에 개정된 인본주의자 선언III에서도 “초자연의 존재를 믿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 초자연은 인류의 생존과 완성에 어떤 의미도 없다. 유신론자가 아닌 우리는 신이 아닌 자연으로부터 출발한다.”라고 그들의 존재와 기원의 근거를 분명히 규정하였다. 그런 까닭에 무신론자들은 ‘신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나?’라는 질문 자체를 부정한다. 그렇다면 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유신론적 세계관에서는 신이 존재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일신론의 각 종교에는 그들의 경전이 있고, 그 경전에는 신 존..

신학1: 존재론과 기원론

스티븐 슈바르츠는 말한다.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유신론과 신이 없다고 믿는 무신론은 단순한 두 가지의 신념이 아니다. 그것들은 존재 전체를 바라보는 두 가지 근본적인 방식이다. 그 존재 너머에 의미 있는 무엇이 더 있다는 것이 유신론이고, 그 존재 너머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무신론이다.” 신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존재론과 기원론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우주와 우리 주변의 모든 생명체와 사물들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느냐의 질문은 당연히 그 존재의 시작은 언제, 어떻게 된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유신론에서 존재의 근원은 신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신이 창조함으로써 존재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존재의 저 너머에 초자연적 존재인 신이 있다. 그러나 무신론자들은 과..

세계관: 삶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

제임스 사이어는 “세계관이란 실재의 근본 구성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련의 전제들의 집합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우리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실재(reality)의 근본 구성이 운영되는 원리를 배우고, 그 배운 원리들을 삶에 적용하고 그 결과들을 경험한다. 이렇게 배우고 경험한 것들 중 진리라고 생각하거나, 선호하거나,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일련의 전제들을 모두 모아둔 것이 바로 세계관이다. 그러므로 세계관은 전 학문 분야를 망라하는 관점이며, 실제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부딪치고 경험하는 모든 분야에 대한 관점이다. 데이비드 노에벨의 “충돌하는 세계관”에서는 신학, 철학, 윤리학, 과학, 심리학, 사회학, 법학, 정치학, 경제학, 역사학 등 삶을 바라보는 10개의 대표되는 학문분야를 통해 각 세계관들이 ..

유교적 세계관의 메타네러티브

유교가 종교냐 학문이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대체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국가의 통치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학문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 특히 논어에서 “공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괴력난신, 즉 초자연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언명을 통해 유교가 무신론임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민간의 정령 신앙적 요소가 유교의 충효사상과 만나 조상의 영에 제사드리는 종교적 색채를 띠게 된 것으로 본다.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인재를 등용하는 과거제도에 유학을 시험과목으로 사용함으로써 국가의 교육과 통치이념을 유교적 세계관으로 통일하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근세 500년을 지속한 조선왕조는 유교적인 국가관과 통치이념 위에 건설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근세를 지..

포스트모던 세계관의 메타네러티브

서양의 전통적인 세계관인 기독교 세계관은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며 인간 지성의 확장으로 이신론적 신관을 가진 시대를 지나게 된다. 이신론(理神論, deism)은 이성적인 신론이라는 뜻이다. 세상의 시작에 창조주 하나님과 세상의 끝에 심판자로서의 하나님은 인정하지만, 인간의 삶에 동행하며 일일이 개입하는 하나님은 부정하는 신론이다. 이와 같이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과 격리된 인간은 즉시 무신론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리고 1800년대 중후반의 다윈의 진화론과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은 무신론적 세계관으로의 이행을 촉진하여, 모던(modern)시대를 이끄는 쌍둥이 같은 세속적 인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던시대를 지나면서 너무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에 실증을 느끼고, 비현실적인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