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언약궤 (출 25:10-22)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6. 22. 17:55

해설:

하나님은 먼저 성막 안에 둘 성구들에 대해 지시하신다. 언약궤는 “증거궤” 혹은 “법궤”라고도 불렸다. 그것은 아카시아 나무(조각목)로 만든 직육면체 통인데(10절), 순금으로 안팎을 입히고 그 둘레에는 금테를 둘러야 한다(11절). 아래 네 귀퉁이에는 금으로 만든 고리 네 개를 달고(12절), 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채에 금을 입혀 고리에 끼워 두어야 한다(13-15절). 이동할 때 신속하게 어깨에 맬 수 있게 하려는 뜻이다. 그 궤 안에는 “증거판”(십계명을 쓴 돌판)을 넣어 두어야 한다(16절).

 

궤 위에는 순금으로 만든 속죄판을 붙여야 한다(17절). 속죄판 양쪽에는 그룹(히브리어 ‘케루빔’은 날개 달린 짐승 모양의 존재로서 천상계를 상징한다)을 만들어 서로 마주 보게 한다(18-19절). 두 그룹과 속죄판은 한 덩이가 되도록 붙여야 한다. 그룹들의 날개를 펼쳐서 속죄판을 덮게 해야 한다(20절). 궤 위에는 속죄판, 궤 안에는 증거판이 있어야 언약궤는 완성된다(21절). 

 

22절에서 “너”는 이인칭 단수로 되어 있다. 일차적으로 “너”는 모세를 가리키지만, 그 이후로는 대제사장이 그 역할을 맡았다. 언약궤는 성막의 지성소 안에 두어 오직 대제사장만이 들어가 대면할 수 있었다. 

이 지시대로 만든다면 언약궤는 다음과 같은 모양이 된다.

묵상:

언약궤는 거룩하신 하나님과 죄 된 인간 사이의 “거리”를 상징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시내 산에 모으되 정해진 한계를 넘어서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죽음을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죄 된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범접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죄 된 인간에게는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들은 하나님에게 가까이 나아가려 합니다. 이렇듯, 언약궤는 하나님에게 가까이 하고 싶지만 범접할 수는 없는 인간 실존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사죄의 은혜를 입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은 언약궤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제사장의 중재를 통해 백성을 만나주기로 하신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언약궤는 성막의 눈동자와 같았습니다. 언약궤를 언약궤 되게 하는 것은 뚜껑에 마련되어 있는 속죄판(시은소)과 안에 들어 있는 증거판입니다. 속죄판은,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죄 된 존재이며, 그분의 은혜를 입어야만 그분 앞에 설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씻어 주시는 것에 만족하지 않으십니다. 죄 용서를 받았다면 그분의 뜻을 따라 거룩하게 살아야 합니다. 증거판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제사장의 나라가 되어 세상 모든 민족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전해 주어야 합니다.

 

언약궤는 오래 전에 유실되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성전에 놓여 있던 언약궤는 후대에 만든 모조품이었습니다. 그것마져 주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면서 사라졌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이 파괴되는 것은 당신이 참된 성전으로 오셨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성전과 언약궤는 예수 그리스도가 완성하실 구원 사역에 대한 예표였으므로 당연히 그래야 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예수께서는 “손으로 짓지 않은 성전”에서 영원하고 완전한 속죄 제사를 행하셔서, 우리는 영원한 속죄판(시은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분은 우리에게 성령을 주셔서 영원한 증거판을 가지게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우리는 지성소에 살게 된 것입니다.  

 

기도:

주님께서 저희의 죄를 대속해 주시어 저희는 담대하게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갑니다. 주님께서 저희에게 성령을 주셔서 새 사람으로 거듭 나 거룩하게 살아갑니다. 저희는 여전히 죄 된 존재이나, 주님께서 지성소에 살게 하셨습니다. 그 은혜에 감사, 또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