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직장 큐티

두 개의 모자를 쓰지 말라! / 원용일 목사

새벽지기1 2025. 6. 5. 05:04

두 개의 모자를 쓰지 말라!

동화 『곰돌이 푸』(Winnie-the-Pooh)의 원작자 밀른(A. A. Milne)이 쓴 『두 사람』(Two People)이라는 소설이 있다. 펌프 씨는 남성용 잡화점의 주인이었고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너무 종교적이고 거룩해 보였다. 그런데 신앙을 일상생활로 가져오지 못했는데 단적인 예로 펌프 씨는 두 개의 모자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모자는 주중에 시장에서 일할 때 쓰고 또 하나는 언제나 일요일 아침에 교회에 갈 때 썼다. 펌프 씨는 이 두 모자를 절대 혼동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일은 주님의 일을 위한 날이었고 주중의 날들은 세상에서 장사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펌프 씨가 이야기한다. “어쨌든 어떤 사람도 동시에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습니다.”

미국의 교육자 찰스 도나휴가 지적한다. 교회와 일터는 당연히 구분되지만 그 둘이 섞이지 않는다고 해서 성과 속을 분리한 것은 잘못되었다. 이 땅의 삶에서 크리스천이 이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모자로 설명하면 두 개의 모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의 모자만 써야 한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앞두고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송하는 의미에 대해 기도하셨다.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고
또 그들을 위하여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하오니 이는 그들도 진리로 거룩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이다”(요한복음 17:14, 18-19).

기업들이 핵심 가치를 내세우면서 그 안에 윤리나 정직, 신뢰를 포함시킨다. 하지만 일터 조직구조 안에서 그 원리가 실천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는 점을 2004년 미국에서 있었떤 엔론 사태는 잘 보여주었다. 엔론 사의 케네스 레이 회장은 평소에도 하나님, 성령님, 교회, 성경, 믿음, 정직, 진실, 사랑 등의 단어를 자주 말했다. 그런데 한 경제 잡지는 케네스 레이 회장의 어록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거짓말의 목록을 제시하고는 표지에 피노키오처럼 코가 긴 레이 회장의 얼굴을 실어 비난했다. 영어로 된 기독교 책에 Integrity라는 단어가 종종 나온다. 그런데 이 단어는 우리 말로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정직, 고결, 성실, 온전함, 흠 없음, 본래의 모습, 완전하고 일치된 상태’ 등을 의미한다. 


이 단어의 뜻을 알려주는 설명을 한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교회에서 볼 수 있는 그 사람의 행동과 집에서나 직장에 출근해서 하는 행동이 다르다면 그 사람은 인테그러티가 없다’고 표현한다. 단순히 남이 볼 때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부끄러움이 없고 주께 하듯이 일하는 모습(골 3:23)이 바로 이 온전함(integrity)이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는 두 개의 모자를 쓰지 말아야 한다. 하나의 모자를 쓰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일터에서나 교회에서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by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