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목사공부(41) 말씀예전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5. 14. 04:37

전체 예배의 두 번째 단락은 <말씀예전>이다. 여기서 핵심은 말씀읽기와 설교다. 사이사이에 기도와 찬송도 있다. 말씀은 세계 성서일과에 따라서 세 군데를 읽는다. 1 독서는 주로 구약을, 2 독서는 신약의 서신을, 3 독서는 복음서를 읽는다. 1 독서의 경우에 부활절 절기에는 사도행전이 주로 나온다. 성서일과에 나오는 시편은 성시교독 순서에 읽는다

 

한국의 대다수 교회는 성서일과(lectionary)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예배 때의 성경봉독을 단순히 설교를 위한 장식품 정도로 여긴다. 더 근본적으로 교회력 자체를 외면한다. 예배의 모든 형식과 질서를 파괴하고 거기 모인 회중들의 회심과 영적 감동에만 초점을 맞춘다. 예전도 없고, 교회력도 없고, 성서일과도 없다. 상징도 없고 신비도 없다. 오직 교회 성장과 신앙의 뜨거운 경험이라는 실용성만 가득하다. 성경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없는 설교가 비일비재한 한국교회 형편에서 성서일과 운운은 소귀에 경 읽는 격일지 모르겠다.

 

성서일과를 절대화하면 성령의 자유로운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염려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한 시시비비를 여기서 다루지 않겠다. 일단 예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으면 이런 논의는 제 자리에 머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