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직장 큐티

고통 속에서 꽃피는 크리스천다움 / 원용일 목사

새벽지기1 2025. 5. 1. 05:31

고통 속에서 꽃피는 크리스천다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소련 당국에 억류되어 수용소에 있을 때 밭에서 일했다. 날마다 등이 부러질 것 같은 중노동에 시달리고 희망 없는 현실을 견디기 힘들던 어느 날, 솔제니친은 삽을 내려놓고 천천히 작업장 한편에 있는 벤치로 걸어갔다. 감시원에 발각되어 자리로 가라는 명령을 거부하면 그 자리에서 삽과 곡괭이로 맞아 죽을 것을 솔제니친은 잘 알고 있었다. 몇 차례 그런 일을 봐왔다.


솔제니친 곁으로 한 노인이 다가오더니 솔제니친의 발밑에 있는 모래 위에 막대기로 무언가를 그렸다. 천천히 반복해서 그리는 모양은 바로 십자가임을 솔제니친이 알아차렸다. 자신은 너무 힘들어 죽음을 결심했으나 생각해 보니 예수님의 십자가가 바로 전 인류의 소망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십자가의 능력만으로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꼈다.

솔제니친은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삽을 집어 들고 작업장으로 돌아갔다. 솔제니친이 자신의 극심한 고통을 견뎌내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노인이 흙바닥에 그린 십자가 모양을 보고 고난과 죽음의 터널을 통과하면 언젠가 예수님의 부활과 같은 일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용기를 냈다. 이런 희망이 솔제니친의 작품 속에 담겨 있다. 반체제 활동 혐의로 11년간 수용소 생활과 유배 생활을 경험한 솔제니친이 어떻게 고통 속에서 크리스천다운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의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민음사 펴냄)에서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가 겪은 하루의 일을 다루는데, 슈호프가 수용소 안에서 만난 한 멋진 크리스천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는 침례교도라는 이유로 25년 형을 선고받아 수감된 알료쉬카이다.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수첩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은 복음서를 종종 소리 내며 읽어서 동료들에게 전도하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알료쉬카는 단순히 종교적인 티만 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여준다. 


슈호프가 벽돌을 쌓는 일을 할 때 팀원 중 한 사람이 게으름을 피워 문제가 생겼다. 슈호프가 이미 일을 마친 알료쉬카에게 도와줄 수 있느냐고 부탁을 하자 알료쉬카는 마다하지 않고 도와준다. 슈호프는 알료쉬카를 통해 크리스천의 이미지를 보았다. 결국 슈호프도 수용소의 삶에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다하려고 하는 알료쉬카의 믿음에 감동했다.


여전히 고통이 만연한 우리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이 착한 행실로 사람들 앞에 빛을 비출 수 있다. 그러면 우리 동료들이 고통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느낄 수 있다. (by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