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대림절 셋째 주일 설교의 성경 본문은
마태복음 11:2-11절이다.
거기에 세례 요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례 요한은 기독교에서 그 위치가 미묘하다.
복음서 기자들은 다 요한을 언급하는데 반해서
서신에는 그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사도행전에는 요한의 제자들이 잠시 언급될 뿐이다.
세례 요한을 가장 자세하게 언급하는 복음서는 누가복음이다.
공관복음서 중에서도 아주 유별나다.
거기에는 요한의 출생 비밀도 나온다.
예수의 출생 비밀에 버금갈 정도로 자세하게 나온다.
더구나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친족 관계라고도 한다.
다른 복음서에는 그런 말이 없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 받은 것이다.
이건 역사적 사실로 추정된다.
당시 나름으로 경건하게 살려고 노력한 사람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으니
예수님도 그런 대열에 참여하지 않았겠는가.
이게 복음서 기자들에게 꺼림칙한 일이다.
자신들이 하나님의 아들로, 메시아로 믿는 예수님이
사죄 의식의 하나인 세례를 받았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것이 역사적 사실인 것을.
그래서 복음서 기자들은 그 대목을 새롭게 구성했다.
세례 요한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세례를 베풀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예수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말이다.
예수의 세례 순간에 비둘기 같은 성령이 내려왔으며
천둥소리처럼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소리도 울렸다고 한다.
특히 요한복음은 이 장면을 더 미묘하게 다룬다.
공관복음 기자들은 일단 예수의 세례 장면을 분명하게 언급하지만
요한복음 기자는 간접적으로만 언급한다.
세례 요한이 세례를 베풀었다는 명시적인 언급은 없고,
오히려 예수님이 성령으로 세례를 베풀 자라는 것이 강조된다.
마태 11:2-11절에서 세례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에게 보내서
‘오실 그이가 당신인가?’ 하고 묻는다.
예수의 답변 중에 애매한 대목이 두 군데 나온다.
메시아 전통을 다루는 이사야를 인용한 뒤에 말씀하신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않는 자는 ....’이라는 구절과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요한보다 큰 자가 없다고 한 다음에 나오는
‘천국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그보다 크다.’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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