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턱관절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3. 13. 06:35

지난 주말에 있었던 치과 방문은 정말 오랜 만이었다.

5년 쯤 전에 사랑니를 빼려고 동네 치과에 간 적이 있다.

그전으로는 10년 쯤 전,

또 그 전으로는 20년 쯤 전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군목으로 처음 입대한 때인 1983년 여름,

치과 군의관이 우리 부대를 방문했을 때

약간의 충치를 먹은 어금니 두 세 군데를

아말감으로 때운 적이 있다.

 

내가 치과를 자주 가지 않은 이유는

비교적 이 상태가 잘 유지된 탓도 있으나,

치석 제거를 위해서라도 정기적으로 가야하는데도 가지 않은 이유는

사실 턱관절 문제 때문이다.

이번에도 경험한 거지만

치과에 가서 입을 한참 벌리고 있으면

다시 닫는 게 상당히 불편하다.

두둑 하는 소리가 난다.

하품을 할 때도 그렇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관절 디스크가 삐져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다.

다른 사람들도 입을 크게 벌리면 다 그런 줄 알았다.

턱관절에 디스크가 있다는 말도 처음이다.

평소 말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

가능한 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하신다.

턱관절이 일정한 범위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왔다 갔다 하지만

그 범위를 넘으면 그냥 미끄러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 턱관절의 디스크가 언제, 왜 잘못됐을까?

중학교 땐가 국어 선생님께 주먹으로 아귀를 얻어맞은 탓인지,

이번에 확인한 거지만

음식을 씹을 때 너무 꼭꼭 힘을 주는 탓인지,

아니면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알고 보니

현대인들에게 턱관절 문제가 흔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캐나다 병원에서 일하시면서 잠시 귀국하셨다가

대구샘터교회를 방문하신 아무개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캐나다에서는 치과 환자의 4분의 3이 관절 환자라고 한다.

숫자를 내가 정확하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턱관절 환자들이 예상 외로 많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턱관절 발병 이유의 중의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옆에 앉았던 아무개 집사님은

당신 아이들까지 다 그런 문제가 있어서

고생이 많았다고 거드신다.

 

찬송을 부르거나 설교할 때

입을 크게 벌리고 똑바로 발음하라고 잔소리하던 집사람이

이번 이야기를 전해 듣고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

그나저나 앞으로 사과를 통째로 먹지 못하게 된 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모두들 턱관절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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