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믿음이 구원한다.(막 5:21-34)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1. 30. 05:36

해설:

이방인의 땅으로 가셨던 예수님은 거라사 동네 사람들의 배척을 받고 곧바로 배를 타고 호수 서편 즉 유대인의 땅으로 돌아 오신다. 이방 땅에 복음이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서두르지 않으신다. 군대 귀신 들린 사람을 전도자로 만들어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신다. 세상은 한 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한 번에 한 사람씩 변화시키는 것이 예수님의 방법이다. 

 

예수님이 돌아오셨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21절). 그 때 야이로라는 회당장이 찾아와 병에 걸려 죽게 된 딸을 고쳐 달라고 청한다(22-23절). 회당장은 회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책임진 한 동네의 원로였다.  예수님이 그의 청을 받아들여 그의 집으로 향하시는데, 많은 사람이 그분을 에워싸고 따라 갔다(24절). 

 

그들 중에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아온 여자가 있었다(25절). 혈루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로 인해 하혈을 하는 증상이다. 율법은 하혈 하는 여자를 부정하다고 규정한다(레 15:25-28). 그래서 그 여인은 제사나 예배에 참여할 수가 없었고 사람들과 접촉할 수도 없었다. 열두 해 동안 소외된 삶을 살았다는 뜻이다. 여인은 그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재산만 탕진하고 말았고 상태는 더 악화되었다(27절). 

 

여인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그분을 찾아가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 틈에 몰래 끼어들어서 아무도 모르게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다(27절). 그렇게만 해도 치유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28절). 그것은 예수님을 부정하게 만드는, 염치 없는 행동이었다. 치유에 대한 여인의 너무나 간절한 열망이 그렇게 행동하게 했다. 그러자 늘 느껴지던 하혈의 느낌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29절). 

 

예수님은 그 사실을 아셨다(30절). 그분은 누가 그랬는지 아시면서도 그 여인 스스로 용기를 내게 하려고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물으신다. 제자들은 사람들이 밀고 밀리느라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씀 드린다(31절). 여인은 몰래 한 일이 들통난 것을 알고는 두려움에 질렸을 것이다. 예수님이 걸음을 멈추시고 둘러보시자, 여인은 용기를 내어 예수님 앞에 나와 엎드려 사실대로 말씀 드린다(32-33절). 

 

예수님은 여인을 향해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안심하고 가거라. 그리고 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여라”(34절)고 축복해 주신다. “딸아”라는 부름에서 그 여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그로 인해 그 여인을 옭아매고 있던 질병과 사회적 차별의 사슬이 한 순간에 풀어졌다. 

 

묵상:

이 여인의 사정이 참으로 딱합니다. 치료되지 않는 질병으로 인해 여인은, 처녀였다면 결혼할 수 없었을 것이고, 결혼했었다면 버림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생활 상 불편도 말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그 여인은 늘 부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종교 예식에도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저주 받은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살아 있으나 살았다 할 수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 모든 불행의 원인이 혈루증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여인의 간절한 열망에 응답하여 그 질병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마가는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능력이 나간 것을 몸으로 느끼시고”(30절)라고 썼지만, 실은 예수께서 그의 간절한 열망에 응답해 주신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혈루증의 치유는 전인적이고 온전한 치유의 첫 걸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을 무리 가운데서 불러내시어 모든 소외와 차별을 벗겨 주셨습니다. 살았으나 죽은 것 같던 그 여인의 삶을 온전히 살려내셨습니다.

 

그 모든 치유와 회복에 대해 예수님은 그 여인의 믿음 때문이라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어쩌면 몰매를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질만큼, 여인은 간절히 구원을 원했고 예수님에게서 해결 받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그 여인의 기도를 들어 주셨습니다.  

 

기도:

주님, 저희에게도 혈루증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 문제 때문에 저희의 삶은 뒤죽박죽 되곤 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해 보았지만 도무지 달라지지 않습니다. 오늘, 이 여인의 행동을 보고, 저희의 열망과 믿음이 부족했음을 깨닫습니다. 저희에게 온전한 삶을 향한 강한 열망을 주시고, 주님께 대한 믿음을 주십시오. 그래서 저희도 “네 믿음이 너희를 구원하였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