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쉐퍼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서구 사상의 흐름과 함께 현대 사상의 모습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절대적 답이 없는 시대를 예견하였습니다. 쉐퍼의 말대로 지금은 절대적 진리를 부정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혼, 동성애, 성별, 낙태등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음을 봅니다. 여기에는 빈약한 가치인 개인적 평안과 풍요를 보장하여 준다면 얼마든지 강요된 질서를 용납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인물은 허버트 마르쿠제입니다. 마르쿠제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중심인물이면서 현대 사회를 비판한 인물입니다. 마르쿠제는 히틀러의 나치즘과 같은 전체주의를 비판하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망명하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자본주의에 나타난 모습이 히틀러의 전체주의와 별 차이가 없다고 여겼습니다. 그런 비판에 대한 책이 “일차원적 인간”입니다. 이러한 마르쿠제 역시 자본주의의 달콤한 유혹 가운데 살아가는 현대인은 강요된 질서에 익숙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물론 두 사람은 진단은 같게 하였지만 대안이 달랐습니다. 마르쿠제는 현대인을 위한 탈출로서의 체제의 전복을 강조하였습니다. 그것은 일차원적인 인간을 벗어나는 저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이차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사상입니다. 그런데 이 때 이차원적인 인간이 되려면 자신이 일차원적 인간에 속하여 있음을 자각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노예 상태에 대한 자각과 그에 대한 비판적 저항이 있어야 이차원적인 인간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빈약한 가치에 강요된 질서에 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마르쿠제는 이때 일차원적인 인간이 잡혀있는 것은 전통적인 인간관과 문화라고 보았습니다. 이 말은 전통적인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체제에 대한 저항과 전복을 의미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이차원적인 인간으로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절대적 가치를 부정하는 상대적이고 종합의 가치에 기반을 둔다면 오직 무질서만이 남게 됩니다.
반면에 쉐퍼는 성경적 절대 진리로 돌아갈 때 혼돈 없는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옳고 그름이 없고 다만 의견만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옳고 그름이 존재하고 그 기반은 성경임을 강조합니다. 비 인격과 우연과 긴 시간으로 이뤄진 세계가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창조하시고 존재케 하심으로 이뤄진 세상입니다.
이 진리만이 인본주의적 빈약한 가치에 함몰된 세상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쉐퍼는 이러한 시대에 절대 진리를 가진 사람들이 다수일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다수가 되어야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현실적 선지자입니다. 시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파수꾼입니다. 바울이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알지 못하는 신들을 경배하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을 정신 차리게 하는 말씀을 전하였듯이 그리스도인이 진리를 전하는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의하여 시대의 모습을 정확하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성경적 세계관에 따라 살아내야 합니다. 살지 않고 전하는 것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짓말 하는 소년의 모습과 같습니다. 한번 두번은 괜찮을지 몰라도 마침내 외면합니다. 그리고 권위주의 체제에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권위주의 교회와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침묵은 강요된 질서를 인정하게 됩니다.
성경의 가르침에서 떠나 독재적인 방식으로 세워나가는 교회와 정치 권력에 대한 선지자의 자세는 정말 필요합니다. 물론 이 일에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할 자세는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말하는 자는 자발적 불편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들이 다 가는 곳을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소명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때론 그곳이 힘들고 어려울 수 있어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자리라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자세는 한 번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반복적으로 준비하고 오랜 시간 가슴에 차고 올라야 가능합니다. 여기에도 다수 일 필요는 없습니다. 소명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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