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 무렵부터 일한다면…
(마태복음 20:1, 6-7)
1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과 같으니,
6 제십일시에도 나가 보니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이르되 너희는 어찌하여 종일토록 놀고 여기 서 있느냐
7 이르되 우리를 품꾼으로 쓰는 이가 없음이니이다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하니라
예수님이 천국에 대해, 당시에 익숙한 풍경인 포도 수확을 하는 품꾼에 대한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지중해성 기후에 속한 지역의 포도밭은 수확 시기에 손이 많이 필요합니다. 주인이 해가 뜨자마자 공터 인력시장에 가서 품꾼들에게 한 데나리온을 약속하고 데려와 포도 수확하는 일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일손이 딸렸습니다. 제때 수확을 못 하면 안 되기에 오전 아홉 시에 나가서 품꾼들을 더 데려와 일을 시켰습니다. 오후 세 시에도 가니 사람들이 있어서 데려와 일을 시켰습니다. 일을 마치기 한 시간 전인 오후 다섯 시에도 일손이 부족해 갔더니 그 시간에도 품꾼들이 있었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막바지 수확하는 일을 하게 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바로 ‘오후에 부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비유 속에 우리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열두 시, 오후 세 시, 혹은 좀 더 지나 오후 다섯 시에 부름 받아도 좋습니다. 해 질 녘에 부름 받은 일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다섯 시에 부름 받은 일꾼은 열심히 일했겠지요. 급한 일손이 필요해 주인이 부른 걸 알고 분주하게 손을 놀렸을 겁니다. 물론 예수님 비유 속의 포도원 주인은 일꾼들을 긍휼히 여겼습니다. 하루 중 마지막 한 시간을 남겨 놓고 들어온 사람에게도 결국 일을 시켰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야만 하고 그렇게 힘써서 일했을 포도원 일꾼에게는 어떤 마음이 있었을까요? 오후 늦게 부름 받은 일꾼들은 아마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을 겁니다. 이것은 ‘그래도 감사!’입니다. 거의 하루 종일 일거리를 얻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제 한 시간이라도 일하게 해준 주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입니다. 진정 감사를 느끼려면 우리는 말하는 표현을 좀 바꿔야 합니다. “때문에”가 아니고 “덕분에”라고 말입니다. 뭣 때문에 안 된다는 핑계에 앞서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덕분에’입니다. 자비로운 포도원 주인 덕분에, 오늘 내로 수확해야만 할 잘 익은 포도 덕분에, 그들이 일을 했습니다. 이것이 ‘그래도 감사’입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일하게 됨을 감사하는 자세입니다.
일하는 사람의 기도
일하게 하시는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부르심에 응답하는 감사의 사람이 되게 도와주소서. 주님의 은혜로 살아갈 수 있음을 분명히 깨닫고 그래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게 인도해 주소서. (by 원용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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