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누가 제사장인가?(창 49:1-28)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7. 3. 05:03

해설: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에게 축복의 기도를 한 다음, 야곱은 열 두 아들을 불러 하나씩 기도해 줍니다(1-2절). 야곱은 “너희가 뒷날에 겪을 일을, 내가 너희에게 말하겠다”고 말합니다. 그의 기도는 예언적인 축복 기도였던 것입니다.

 

야곱은 르우벤과 시므온과 레위를 위해 기도하면서 그들이 장자권을 상실한 이유를 밝힙니다. 르우벤은 아버지의 첩을 범한 일 때문에 장자권을 상실했고(3-4절), 시므온과 레위는 누이 다말의 일로 인해 세겜 사람들을 살륙한 것 때문에 장자권을 이어 받지 못합니다(5-7절). 

 

유다에 대한 기도는 축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8-12절). 야곱은 장자권이 유다에게 옮겨질 것이며 그 후손에서 왕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일어난 일들을 마음에 두고 유다에 대한 기도를 읽으면 메시아에 대한 예언처럼 들립니다. 

 

이어서 야곱은 스불론(13절), 잇사갈(14-15절), 단(16-17절), 갓(18절), 아셀(20절), 납달리(21절)에게 예언의 기도를 올립니다. 그는 요셉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말을 동원하여 풍성한 복을 빌어 줍니다(22-26절). 마지막으로 그는 베냐민을 위해 예언의 기도를 드립니다(27절).  

 

묵상:

아브라함도, 이삭도, 야곱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녀들에게 축복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제사장 제도가 생겨나기 전에 가장이 그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유교의 제사 의식에서 호주가 제주(祭主) 역할을 했던 것과 같이, 가장의 지도 하에 가정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모세가 율법을 따라 아론의 자손들을 제사장으로 세운 이후로 가장의 제사장직이 약화 되었습니다. 한 공동체를 위해 제사장을 세우는 것은 필요한 일이었으나, 가장의 제사장직을 완전히 아웃소싱 한 것은 큰 잘못이었습니다. 가정은 가장 작은 단위의 신앙 공동체이며, 가장이 가정 공동체의 제사장이 되어야 합니다. 

 

남성 중심적 문화에서 가장은 남성 호주를 가르키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정 공동체의 가장은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며 가정 공동체의 운명에 대해 가장 마음 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버지일 수도 있고, 어머니일 수도 있으며, 자녀일 수도 있습니다. 믿지 않는 가정에서 자녀 한 사람이 믿게 되었다면, 그는 그 가정의 제사장으로 세움 받은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신실한 믿음 안에 있다면 모두가 가정에 대해 제사장의 역할을 맡은 것입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과 공동체 사이에서 서서 중보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공동체를 위해 대변하고, 공동체 앞에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대변합니다. 그러기 위해 제사장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하나님과 깊은 사귐을 나누고 공동체를 뜨겁게 사랑하는 일입니다. 때로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공동체를 위해 간절히 빌고, 때로는 공동체 앞에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전합니다. 공동체 전체가 하나님의 뜻 안에 살아 그분의 계획이 이루어지기를 힘씁니다. 하나님과 깊은 사귐을 나누고 공동체를 뜨겁게 사랑할 때 공동체를 위해 드리는 기도는 예언이 되고 약속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