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야곱의 임종과 장례(창 49:29-50:1)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7. 4. 06:09

해설:

아들들에게 축복 기도를 마친 후 야곱은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에브론에게서 사들인 가족 묘지에 자신을 매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49:29-33).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어 야곱이 이집트로 이주하기 전까지 이백칠십여 년 동안 합법적으로 그들의 소유가 된 땅은 마므레의 막벨라 굴 뿐이었습니다. 가나안 안에 있는 한 뼘의 땅이었지만, 그곳이 이스라엘의 정신적 원점이 되었습니다.

 

요셉은 아버지의 시신에 예를 행한 후, 이집트 식으로 방부제 향 재료를 넣어 미이라로 만듭니다(1-2절). 애도 기간과 매장을 위해 막벨라 굴까지 가는 기간을 감안하여 방부 처리를 한 것입니다. 시신 처리를 완수하기까지 무려 사십 일이 걸렸고, 이집트 사람들은 칠십 일 동안 곡을 하며 애도합니다(3절). 이집트에서 왕이나 왕족의 장례가 나면 칠입이 일 동안 애도했습니다. 야곱의 장례는 국상에 맞먹는 것으로 치러졌다는 뜻입니다. 

 

곡하는 기간이 끝난 후 요셉은 바로의 허락을 받아 막벨라 굴로 향합니다(4-6절). 바로는 이 장례 행렬에 이집트 고관들과 신하들 그리고 백성의 원로들이 참여하게 했고, 어린 아이들을 제외한 야곱의 모든 식솔이 참여합니다. 게다가 병거와 기병까지 그들을 따라가며 호위합니다(7-9절). 그 상여 행렬은 수 킬로미터에 달 했을 것입니다. 요셉의 행렬은 요단강 동편에 이르러 한 주간 동안 애곡하고 나서 강을 건너 막벨라 굴에 이릅니다(10-13절). 그는 절차에 따라 아버지의 시신을 안장한 다음 이집트로 돌아옵니다(14절).

 

묵상:

창세기에 기록된 야곱의 이야기들은 그의 인생 여정 백사십칠 년 동안 일어난 일들 중에 몇 개의 단편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몇 가지 이야기들만 가지고도 야곱이 어떤 인물이었으며 또한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에게 말한 대로 그는 “험악한 세월“(47:9)을 살아 왔습니다.

 

그는 결코 훌륭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인간됨으로 보면 결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선택하여 당신의 계획을 이루어 가십니다. 물론, 있는 그대로 사용하신 것은 아닙니다. 수 없이 그를 찾으시고 허무시고 만지시고 빚으셨습니다. 야곱 역시 자신의 허물과 약점을 알기에 하나님께 절박하게 매달렸습니다. 그로 인해 그는 하나님의 구원사에 있어서 중대한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풍상을 겪으면서 빚어진 그였기에 늙으막에는 현자와도 같고 예언자와도 같은 모습에 이릅니다. 마치 인생의 모든 풍파와 고난에 대해 초연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야곱의 인생 이야기는 읽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불어 넣어줍니다. 우리도 야곱 같이 허물과 결점이 많은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을 사용하셔서 당신의 뜻을 이루셨다면,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인생의 여러가지 우역곡절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빚어가실 것이고 우리의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사용하여 당신의 계획을 이루실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일지 우리는 모릅니다. 야곱도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사용될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뭐, 대단한 계획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분의 다스림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매일 다가오는 오늘 하루,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고 신실하게 살아갈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를 통해 그분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