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하나님의 큰 그림(창세기 48장)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7. 2. 05:36

해설:

야곱은 이집트로 이주한 후 17년을 더 살았습니다. 흉년이 지난 후에도 가나안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야곱의 병환이 깊어져서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요셉은 두 아들을 데리고 아버지를 찾습니다(1절). 당시에는 가장이 제사장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버지로부터 축복 기도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요셉과 두 손자를 보고 야곱은 기력을 다해 일어나(2절)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언약을 상기시키며 두 손자를 자신의 아들로 삼겠다고 말합니다(3-5절). 아들로 삼겠다는 말은 유산 상속권을 준다는 뜻입니다(6절). 야곱이 그렇게 한 것은 일찍 세상을 떠난 라헬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7절).

 

야곱은 두 아이를 끌어 안고 입을 맞추고는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을 다시 만난 것도 감사한데 그에게서 나온 아들들까지 보게 되었으니, 감사의 정이 북받쳐 오른 것입니다(8-11절). 요셉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뵙는 것임을 알고 두 아들과 함께 아버지에게 작별의 절을 드립니다(12절). 그런 다음 요셉은 큰 아들 므낫세를 아버지 오른쪽에, 작은 아들 에브라임을 왼쪽에 세워 두고는 축복해 달라고 청합니다(13절). 그런데 야곱은 두 팔을 교차하여 뻗어 오른손을 에브라임의 머리에, 왼손을 므낫세의 머리에 얹고 기도를 시작합니다(14절). 

 

야곱은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을 지켜 주신 하나님께서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지켜 주시기를 축복합니다(15-16절). “나의 이름과 할아버지의 이름 아브라함과 아버지의 이름 이삭이 이 아이들에게서 살아 있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라는 기도는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져 온 믿음의 전통이 대대로 이어지게 해 달라는 뜻입니다.

 

요셉은 큰 아들에게 왼손을 얹고 작은 아들에게 오른손을 얹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는 손을 고쳐 얹으라고 청합니다(17-18절). 당시 관습으로는 오른편이 우선했기 때문입니다. 그 관습에 따르면 아버지의 오른손이 마땅히 큰 아들에게 얹혀져야 했습니다. 요셉은 눈 어두운 아버지가 착각한 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두 손자에게 손을 얹으려는 순간 에브라임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 므낫세에 대한 계획보다 크다는 사실을 감지했던 것입니다(19절). 

 

두 손자에게 축복의 기도를 한 다음, 야곱은 요셉에게 때가 오면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언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칼과 활로 아모리 사람에게서 빼앗은 세겜을 요셉에게 준다는 유언을 남깁니다(20-22절).

 

묵상: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는 야곱의 열 두 아들에게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받아 들였기 때문에 열 세 지파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할 때 레위 지파는 땅을 분배 받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땅을 분배 받은 지파는 열 두 지파가 되었습니다. 요셉의 큰 아들인 므낫세의 후손은 요단강 동편에 있는 땅을 분배 받았고, 둘째 아들 에브라임의 후손은 가나안 땅의 중심부를 분배 받았습니다. 

 

그 이후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므낫세 지파는 가장 먼저 사라져 버렸고, 에브라임 지파는 나중에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할 때까지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예언서에 보면 에브라임이 북왕국 이스라엘에 대한 별명이 되었습니다. 남왕국을 유다라고 부른 것처럼 북왕국은 에브라임으로 불렸습니다. 북왕국을 형성한 열 지파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살아 남았던 지파가 에브라임 지파였고, 남왕국을 형성한 두 지파 중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지파는 유다 지파였습니다.

 

야곱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이 인간적인 관습과 계획을 넘어 선다는 것을 그는 알았습니다. 그것은 그 자신의 일생을 통해 경험한 일입니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인생 역전을 이루어 보려 했지만, 결국 자신의 인생과 역사를 결정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야망과 계획을 따라 살려는 욕망을 버리고 하나님의 큰 그림을 늘 생각하면서 그분의 손길을 따라 움직이려 했습니다. 에브라임과 므낫세에게 축복할 때에도 야곱은 하나님의 뜻을 찾았고, 그 자신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팔을 교차해 뻗었습니다. 그것을 통해 야곱은 에브라임의 후손이 므낫세의 후손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짐작했을 것입니다. 야곱은 두 자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까맣게 몰랐으나 하나님의 큰 그림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았습니다.

 

우리 모두도 지금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오늘 우리 하나 하나를 이끌어 가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계획과 야망대로 행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과 부드러운 손길을 따라 살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럴 때 지금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하나님의 큰 그림이 완성될 것이고, 우리는 그 그림 안에 한 자리에서 우리의 몫을 다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획 안에만 있다면 내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