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반드시 일어날 일들 (막13:1-8)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3. 7. 05:53

해설:

성전에서 나가신 예수님은 맞은 편 올리브 산(감람 산)에 이르십니다. 그분은 제자들과 함께 올리브 산 서편에서 성전 산(시온 산)을 바라 보십니다. 그 때 네 제자(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가 예수님께 다가와 성전이 파괴 되는 날이 언제 올 것이며,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어떤 징조가 나타날 것인지 여쭙니다(3-4절). 그들은 그런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속 마음을 아시고 먼저 “누구에게도 속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5절). 그 때가 되면 자신을 재림 예수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6절). 6절은 개역개정의 번역이 좋습니다(“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내가 그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하리라”). “내가 그라”는 말은 ‘에고 에이미’의 번역으로서 예수님이 자신의 신성을 암시할 때 사용하신 말입니다. ‘에고 에이미’는 모세가 하나님께 이름을 알려 달라고 할 때 주신 답입니다(출 3:14, “나는 나다”). 자기 자신을 가리켜 ‘에고 에이미’ 즉 ‘나는 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이 말씀을 하실 때 예수님은 성전 파괴 이전에 당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하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재림 예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속지 말라고 하십니다. 성전에 대한 심판은 반드시 일어나겠지만, 그것이 마지막 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것은 마지막 날에 있을 것입니다. 

 

성전 파괴만이 아니라 전쟁과 내전과 지진과 기근 같은 거대한 재앙들이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런 재앙을 만나면 “세상이 끝나는 거 아닌가?” 하고 두려워 하게 됩니다. 그런 일들은 “반드시”(7절)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죄로 인해 창조 질서가 깨어지고 인간성이 마비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이 끝나간다는 뜻이 아니라 “진통의 시작”(8절)일 뿐입니다. 

 

묵상: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 상 가장 오랜 ‘전쟁 없는 기간’을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국지적인 전쟁과 테러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한 세기에 가까운 평화의 기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인류의 역사는 진보 한다는 낭만적인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 있습니다. 과거 역사에서 일어났던 야만적인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19세기 말에 유럽인들은 인류의 힘으로 유토피아를 세울 수 있을 것처럼 기대했습니다. 인류는 지속적으로 진보하고 성숙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믿고 안심하는 사이에 지하에서는 세계 전쟁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그 순진한 믿음은 산산이 깨어졌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는 또 다시 그러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낙관적이고 낭만적인 역사관이 퍼져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거대한 야만의 세력이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 읽은 예수님의 말씀은 역사의 흐름에 대한 우리의 안이한 생각을 깨뜨립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안녕이 언제까지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영적으로 우리를 미혹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재림 예수로 자처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시한부 종말론으로 사람들을 미혹하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그런 상황을 미리 내다 보시고 예수님은 전쟁이나 기근 혹은 지진 같은 재앙이 일어날 때 마지막이 온 것처럼 혼란스러워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순간, 미혹하는 자들에게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 모든 것은 “반드시” 일어날 일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바라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