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정현종 '부엌을 기리는 노래' / '가정의 식탁은 지상의 천국입니다'

새벽지기1 2024. 2. 2. 04:22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정현종 시인의 시 「부엌을 기리는 노래」를 하나님께 드리며

‘가정의 식탁은 지상의 천국입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여자들의 권력의 원천인 부엌이여 / 이타(利他)의 샘이여 /
사람 살리는 자리 거기이니 / 밥하는 자리의 공기여 /
몸을 드높이는 노동 / 보이는 세계를 위한 성단(聖壇)이니 /
보이지 않는 세계의 향기인들 / 어찌 생선 비린내를 떠나 피어나리오 /

어머니는 부엌이었고 부엌은 어머니였습니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혼잣말과 눈물이 스며있는 곳입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는 성스러운 제단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의 권력으로 가족을 살리는 이타의 샘입니다. 
어머니와 부엌을 바라보면,

“어머니와 정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어머니를 택하겠다”던 카뮈의 말이 생각납니다. 
부엌에서 성스러운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어머니가 쌀 씻는 소리는 거룩한 생명의 시작입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수고가 스며있는 쌀 콩 무 배추 미나리 파 마늘 고추 어육 정육...

씻고 앉히고 별고 다지는 소리. 또각 또각 도마질하는 소리는

이런 저런 시름을 쳐내는 상쾌한 소리입니다. 
상을 차리는 부엌의 소리는 우리들의 심장 박동 소리와 닮아 있습니다.
이윽고 물과 불을 받아 섞어,생을 리필하는 불꽃 요리.
달그락 달그락 정갈한 그릇마다 담긴 생명의 양식은 땅의 만나입니다. 
부엌에는 온갖 냄새가 비릿비릿 버무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생선 비린내조차 향기롭다고 합니다. 

이상국 시인의 시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의 마지막 대목은 이렇습니다.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 불을 있는 대로 켜놓고 /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부엌에서 밥과 찌개가 끓는 동안 불을 있는대로 켜놓고,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고,

맛난 저녁을 꿀꺽꿀꺽 삼킬 때, 행복입니다.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 같은 아내와 아이들! 
진짜 내 뼈와 살을 만드는 가정 식탁! 행복입니다. 
하나님은 가정의 식탁을 지상의 천국처럼 복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시128편 3절의 말씀입니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시1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