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대재앙 앞에서 물어야 할 두 가지 질문

새벽지기1 2023. 2. 12. 06:37

    지난 2월 6일(월)에 튀르키에(옛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강도 7.8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희생자가 5천여 명이라고 하더니, 이 글을 쓰는 지금은 2만 명이 넘었고, 많게는 10만 명이 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 지역은 반군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중앙 정부의 지원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날씨도 좋지 않아서 구조하는 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가 터키의 최남단 도시 하타이입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하타이의 옛 이름은 초대 교회의 선교 거점이었던 안디옥입니다. 이 재앙이 기독교 역사 상 가장 유서 깊은 도시 중 하나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남의 일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사람들이 흔히 제기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왜 이런 재앙을 허락하셨는가?” 혹은 “하나님은 왜 이렇게 많은 무고한 생명을 희생되도록 내버려 두셨는가?” 또 어떤 사람은 “하나님은 왜 이런 재앙을 일으키셨는가?” 라고 묻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도 탓을 돌릴 수 없는 큰 재난을 당하면 비난의 화살을 돌릴 대상은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질문하면서 “그거 봐, 신은 존재하지 않아!” 하고 단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면,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합니다.

    바른 답을 얻기 위해서는 바른 질문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어떤 불행한 사태를 보고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셨습니다. 나면서부터 눈 먼 사람을 만났을 때 제자들이 그의 장애가 누구의 죄 때문이냐고 물었습니다(요 9장). 그 때 예수님은 그들의 질문이 잘못 되었다고 답하십니다. 그렇게 질문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대상화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대상으로 삼지 말고 함께 아파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 거대한 재난 앞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희생자들의 아픔을 덜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그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면서 개인적으로, 교회적으로,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할 일을 찾아 행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동시에 구호 헌금을 모아 적절한 통로를 통해 희생자들을 도울 것입니다. 이번 주일부터 기도 중에 마음에 받는 감동에 따라 구호 헌금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하나의 질문은 “나는 죽음에 준비되어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언제 어떻게 깨어질지 모르는 유리 그릇 같습니다. 오늘의 안전이 내일도 이어지리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하루치의 생명을 받아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내일 또 하루 연장된다면 그것은 순전한 은혜입니다. 내일의 생명을 보장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따라서 죽음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오더라도 그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살아야 합니다. 죽음에 대한 가장 중요한 준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고 매일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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