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컬럼

행복한 목회

새벽지기1 2023. 1. 22. 06:52

행복한 목회

목회의 즐거움은 무엇일까? 목회자의 길을 가겠다고 서원하였던 때에 당시 전도사님은 목회의 길은 고난의 긴 여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말은 사역을 하기 전까지는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군대 제대하고 드디어 사역의 현장에 처음 나갔습니다. 그 때 담임목사님은 말씀하시기를 목회의 길이란 오장육부와 쓸개를 다 버려야 갈 수 있는 길이라 하셨습니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신학교 생활은 행복하였고, 전도사 생활도 즐거웠습니다. 마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신대원을 가고 전임 사역을 하면서 조금씩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알게 되었습니다.

 

전임 사역은 이전에 보았던 교육전도사 생활과 전혀 다른 패턴의 삶을 요구하였습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토요일도 반납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거기에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었기에 개인의 시간이란 거의 없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살았으면 아내로부터 나와 결혼 것인지 청년부와 결혼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핀잔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인지, 오장육부와 쓸개를 버려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모든 것이 행복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 행복 뒤에는 가족의 그늘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알 때 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는 행복하게 살았지만 가족은 박봉에 외롭게 보낸 것입니다. 그래도 워낙 아내가 씩씩하게 살아주워서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아마 이것은 앞으로도 잊지 않고 갚아야 할 짐입니다. 그러나 제 자신은 행복하였습니다. 교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청년들이 다 해소하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있는 곳은 전국 어디에도 다 다녔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15년의 세월이 흘러 간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부르심에 따라 불혹의 나이에 개척을 하였습니다. 교회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너무나 기쁘고 흥분되었습니다. 여전히 현실이 어떻게 되든 중요한 것은 사역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역은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에도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목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나이가 차오면서 점점 오장육부의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경험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짊어져야 할 것과 책임져야 할 것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많은 말을 하였기에 더욱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는 외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것 이전에 내적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상당수는 내적인 문제에서 야기되기 때문입니다. 목회의 행복을 위해서는 내면에 남아있는 세상의 찌꺼기를 청소해야 합니다. 이것은 보이지 않고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아도 결정적 순간에 작용을 합니다. 그러므로 내적 해결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속아도 행복합니다. 욕먹어도 기쁩니다. 그리고 자본의 논리에 빠지지 않습니다. 마침내 마지막이 아름다워 질 수 있습니다.

 

행복한 목회는 누구나 꿈꾸고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고, 한 나라를 향하여 함께 달려가고 있으니 이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나타납니다. 또한 온전한 성화에 이르지 않았기에 서로에 대한 온전히 이해에 이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침묵의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목회는 혼자 지고 가려고 할 때 고통이 배가 됩니다. 그러므로 목회의 행복은 함께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의 행복은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서로 믿고, 신뢰하고, 인내하고, 격려하며, 도와주기를 기뻐하는 것입니다. 가족이란 이름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에 대하여 포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하여 가장 좋은 것으로 나눠주기를 기뻐합니다. 목회는 바로 이러한 가족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습니다. 자식은 부모를 위하여 모든 것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가 유지될 때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목회는 가면 갈수록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행복해야 합니다. 물론 그 행복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얻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 길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감당해야 합니다. 목회는 혼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온 성도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섬기고, 함께 도와주고, 정직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시간이 갈 수 록 확실히 아는 것은 목회는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목회가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 합니다. 행복한 목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