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오병이어 (92)(막 6:43,44)

새벽지기1 2023. 1. 16. 07:03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떡을 먹은 남자는 오천 명이었더라.' (막 6:43,44)

지난 10월21일 주일 오후에 저는 경남 청도에 다녀왔습니다. 경산과 청도는 헐티재(?)를 경계로 나뉩니다. 경산 쪽에서 꼬불꼬불하게 난 언덕길을 한참 치고 올라가 재를 넘는 순간 전혀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내리막길에서 운전하랴 풍경 보랴 ‘전방주시’라는 운전의 기초를 지키지 않아 하마터면 사고를 낼 뻔했습니다. 그 풍경은 주황색을 띤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였습니다. 집집마다 감나무가 없는 집이 없으며, 언덕마다 감나무 밭이 없는 언덕이 없었습니다. 깊은 가을의 어느 저녁 무렵 감나무 천지인 마을을 지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정신이 아찔할 겁니다.

 

지난 여름에 감나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제가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물과 탄소가 그의 먹을거리였겠지요. 1억5천만 킬로미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쏜살같이 달려온 햇볕은 이 감나무의 연인입니다. 그들은 지난여름 몇 달 동안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감을 생산해냈습니다. 어떤 젊은 연인들은 함께 감을 먹으며 다시 사랑을 나누겠지요.

 

조금 시간이 더 지나 가을이 마감할 무렵이면, 감나무는 잎을 떨구게 될 겁니다. 그 낙엽은 다시 땅을 기름지게 합니다. 어떤 소녀는 그 낙엽을 책갈피에 묻어두었다가 성탄절에 카드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감나무 잎차도 좋다고 하던데요. 차를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흘렀군요. 지난 여름에 따두었어야 했는데, 어쩔 수 없지요. 부지런한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요.

 

감나무는 이 지구 전체의 생명과 일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창조능력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무(無)에서 창조했다는 말은 피조물인 우리가 생명현상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선물로 받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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