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오병이어 (72) -오병이어와 일상 (막 6:43,44)

새벽지기1 2023. 1. 9. 06:09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떡을 먹은 남자는 오천 명이었더라.' (막 6:43,44)

교회 지도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모른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사람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행차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슷합니다. 서로 속고 속이는 것이지요. 속인다는 표현이 지나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교회에서는 그런 속임수가 잘 통합니다. 기도를 적당하게 하고, 헌금도 남부끄럽지 않게 낼 줄 알고, 주일학교 어린이와 학생회 및 청년회를 지도하기만 하면 교회에서 쉽게 인정받습니다.

 

그가 기독교 신앙을 실제로 알고 있는지 아닌지 다른 사람은 잘 모릅니다. 자신은 알고 있을 겁니다. 더 나쁜 경우는 모르면서도 아는 것처럼 자기 스스로를 속이는 겁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사랑하는 척하거나, 형식적으로 붙어 있으면서도 그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때로는 고의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착각에 빠집니다.


이런 현상은 교회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신앙적으로 솔직하지 않거나 교회의 신앙 구조가 그것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벌어지는 게 아닐는지요. 성서의 많은 사건들이 믿어지지 않으면서도 그런 걸 교회 안에서 말할 수 없습니다. 어쩌다가 그런 말을 꺼냈다가는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든지 기도하면 된다는 핀잔을 듣기가 일수입니다. 이렇게 몇 번 당하고 나면 더 이상 깊은 대화는 포기한 채 다른 사람들처럼 신앙적 포즈를 취합니다. 모른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그렇다면 평신도들이 신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하고 질문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전문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신학을 공부해야 하는 건 분명합니다. 아마추어 바둑 기사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바둑의 정석을 배워야 하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