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오병이어 (7) (막 6:38)

새벽지기1 2022. 12. 16. 07:21

'이르시되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는지 가서 보라 하시니 알아보고

이르되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더이다 하거늘' (막 6:38)

지금 제자들이 손에 들고 온 오병이어가 어디서 온 것인지 생각해 보시지요. 가장 가깝게는 그곳에 모인 어떤 사람에게서 제자들이 그것을 건네받았을 겁니다. 이 사람은 그 전날 밤 잠들기 전에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을지 모릅니다. “내가 내일 예수라는 사람에게 갈 텐데, 아무래도 먹을 게 좀 필요하니, 준비해 주시오.” 이 아내가 기꺼운 마음이었을지 마지못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남편으로 위해서 오병이어를 준비했겠지요.

 

우리는 이 이야기를 더 끌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상상력에 따라서 훨씬 많은 여기가 담길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서 먹을 걸 준비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 아내는 여러모로 고민에 싸였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도 초근목피로 겨우 연명하는 형편인데 어떻게 먹을 걸 준비한단 말입니까? 그래도 남편이 모처럼 귀한 여행을 떠난다는 데 그냥 버티고 있을 수만은 없겠지요. 평소에 형 아우 하면서 지내는 이웃집 여자에게 부탁해서 오병이어를 꿔왔습니다. “여보, 예수라는 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당신이 그렇게 간절히 원하니, 어쩌겠어요. 다녀 오시구랴. 여기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준비했어요.”

 

오늘 제자들의 손을 통해서 예수님 앞에까지 놓이게 된 오병이어는 참으로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쳐 왔습니다. 아내와 이웃집 아낙네의 손길입니다. 조금 더 나가면 빵장수와 생선장수에게까지 가야겠지요. 세상살이는 이렇게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어떤 일도 독단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현재 우리 눈앞에 나타난 어떤 사물이나 사건은 그 안에, 그 뒤에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어떤 사람과 사연이 숨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표면적으로 경험하면서 사는 것에 불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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