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예레미야서 40장: 너무나 착한…

새벽지기1 2021. 11. 13. 07:18

해설:

39장 11-14절에 예레미야가 느부갓네살의 명령으로 석방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40장은 그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자유민이 된 예레미야는 혼란 중에 바빌로니아로 끌려가는 포로들 가운데 섞이게 됩니다. 느부사라단은 그 사실을 알고 포로들의 집결지였던 라마로 가서 그를 찾아냅니다(1절).

느부사라단은 그에게, 바빌로니아로 같이 가든지 유다 땅에 남든지 좋을 대로 택하라고 합니다(2-4절). 이 말을 듣고 예레미야는 잠시 주저합니다. 그러자 느부사라단은, 만일 유다 땅에 남게 되면 총독으로 임명된 그달리야가 그를 돌보아 줄 것이라고 말해 줍니다. 예레미야는 유다 땅에 남기를 택했고, 느부사라단은 그를 미스바에 있는 그달리야 총독에게 보냅니다(5-6절).

 

한편, 살아남은 군지휘관들은 그달리야가 총독으로 임명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미스바로 찾아옵니다. 그달리야는 그들에게 바빌로니아의 속국으로서 의무를 다하면서 유다 땅에서 자리를 잡고 살라고 권합니다(8-10절). 전쟁을 피하여 주변 나라들로 피신했던 유대인들도 그달리야가 총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땅으로 돌아 옵니다(11-12절).

 

얼마가 지난 후, 군지휘관들이 그달리야에게 찾아와 암몬 왕이 이스마엘을 통해 그를 암살하려 한다는 정보를 전해 줍니다. 하지만 그달리야가 그 정보를 믿지 않습니다. 나중에 군지휘관 중 하나인 요하난이 총독을 따로 찾아 와 이스마엘을 처치하도록 허락해 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나 그말리야는 요하난을 말립니다(13-16절).

 

묵상:

예레미야서를 편집한 저자는 그말리야를 소개할 때마다 “사반의 손자요 아히감의 아들인 그달리야”라고 씁니다. 그의 할아버지 사반은 서기관으로서 요시야 왕의 종교 개혁을 주도한 사람입니다(왕하 22장). 그의 아버지 아히감은 여호야김 왕 시대에 예레미야가 백성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을 때 보호해 주었습니다(26:24). 그달리야의 가문은 3대에 걸쳐 고위 관직에서 왕을 보좌했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고관들 중에 하나님의 말씀에 예민했던 소수의 경건한 사람들에 속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느부갓네살 왕은 그말리야를 총독으로 임명합니다. 그가 예레미야의 예언을 신뢰하고 바빌로니아에 대해 우호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말리야는 하나님께서 바빌로니아를 심판하고 유다 백성을 돌아오게 할 때까지 유다 땅에 남은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정치적인 지도자가 되기에는 너무 착하고 순진했습니다. 군지휘관들이 이스마엘에 대해 거듭 경고했지만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그는 총독이 된지 2개월 만에 암살 당했고, 그를 신뢰하여 모여 들었던 백성은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여러 동네로 보내시면서 “보아라, 내가 너희를 내보내는 것이, 마치 양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과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와 같이 순진해져라”(마 10:16)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현실에서 지혜롭게 처신하기를 힘쓰다 보면 때로 악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진실하고 순진하기를 힘쓰다 보면 현실 세계에서 속임 당하고 이용 당하기 쉽습니다. 순진함을 지키면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숙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슬기로움과 순진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까닭에 매 순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