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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교수의 이야기!

새벽지기1 2021. 8. 5. 21:52

이글은 십여년전 부인과 사별하고 서울에 살고있는
연세대 수학박사로 안동교육대학 단국대 교수를 역임한 분의 글입니다!

친구한사람 잃고나니 남아있는

당신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있소!

어제는 지나갔으니 그만이고
내일은 올지 안 올지 모를는 일
부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아끼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는 하지말아요

오늘도 금방 지나간다오
돈도 마찮가지요
은행에 저금한 돈 심지어는 
내지갑에 든 돈도 쓰지 않으면
내돈이 아니란 말이오
그저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는다오

뭘 걱정해?
지갑이란 비워야한다오
비워야 또 돈이 들어오지요
차있는 그릇에 무얼 더 담을 수 있겠소?
그릇이란 비워있을 때

쓸모가 있는 것과 마찮가지라오!

뭘 또 참아야 하리까
이젠 아낄 시간이 없다오
먹고 싶은 거 있거들랑 가격표 보지말고 걸들린듯이 사먹고
가고싶은데 있거들랑 원근 따지지말고 바람난 것처럼 가고
사고싶은 거 있거들랑 명품하품 가릴 것 없이 사시오

앞으론 다시 그렇게 못한다오
다시 할 시간이 없단 말이오
그리고 만나고 싶은사람
있거들랑 당장 전화로 불러내
국수라도 걸치면서 하고 싶던
이야기 마음껏 하시오
그사람 살아서 다시는
못만날 지 모른다오!

한 때는 밉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던 당신의 배우자 친구
그 사람 분명 언젠가 당신곁을
떠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 이세상에
한 사람도 없답니다

떠나고 나면 아차하고 후회하는 한가지 사랑한다는
말 그말 한 마디 못한 거 가슴 저려내는 아픔

당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거요
엎질러진 물 어이 다시 담겠소?
지금 당장 양말 한켤레라도 사서
손에 쥐어주고 고맙다 말하시오

그 쉬운 것도 다시는 곧 못하게된다니까

그리고 모든 것을 수용하시오
어떤 불평도 짜증도 다받아들이시오
우주 만물이란 서로 다 다른 것
그 사람인들 어찌 나하고 같으리까?

처음부터 달랐지만 그걸 알고도 그렁저렁 지금까지 같이산 거 아니겠소?
그동안 그만큼이나 같아졌음 됐지 뭘 또 더 이상
같아지란 말이오?
이제 그대로 멋대로 두시오!

나는 내 그림자를 잃던 날
내일부턴 지구도 돌지 않고
태양도 뜨지 않을 줄 알았다오!
그러기를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나는 매주 산소에
가서 그가 가장 좋아하던
커피잔에 커피를 타놓고
차디찬 돌에 입맞추고돌아온다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겨우
이짓밖에 없다오
어리석다고 부질없다고
미친 짓이라고 욕해도 나는
어쩔 수 없다오
제발 나같이 되지 마시오!
이것이 곧 당신들의 모습이니
살아있을 때라는 공자도 못한
천하의 명언을 부디 실천하기 바라오

지금 당장 넌지시 손이라도
잡고 빰을 부비면서 귀속말로
고맙다고 하시오
안하던 짓 한다고 뿌리치거들랑 허허하고

너털웃음으로 크게 웃어주시오!

이것이 당신들께 하고픈
나의 소박하고 간곡한 권고이니 절대로 흘려듣지
말고 언제 끝나버릴지 모르는
그러나 분명 끝나버릴 남은
세월 부디 즐겁게 사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