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니, 죄에 대하여라 함은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의에 대하여라 함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니 너희가 다시 나를 보지 못함이요, 심판에 대하여라 함은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라” (요 16:8-11)
회개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잘못을 자각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참된 회개는 성령의 거룩한 개입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하나님의 역사이다. 예수께서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시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세상을 책망하시는 것인데, 그것이 곧 우리를 회개에 이르게 하는 성령의 사역이다.
‘책망하다’ 혹은 ‘꾸짖다’로 번역된 헬라어 ‘엘렝코’는 죄를 완벽하게 폭로하여 꼼짝 못하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법률적 전문용어로는 ‘유죄 증명’이라고 한다. 이에 해당하는 영어는 ‘convict'이다. 구약 히브리어에서 ’책망하다‘는 ’호키아‘인데, 죄를 낱낱이 드러낸다는 뜻이다. “내가 너를 책망하여 네 죄를 네 눈앞에 낱낱이 드러내리라”(시 50:21). 엘리후가 “내가 자세히 들은 즉 당신들이 욥을 꺾어 그의 말에 대답하는 자가 없도다”(욥 32:12)라고 한 것에서처럼, 이 동사는 상대방의 주장을 ’꺾어 이기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성령께서는 더 이상의 변명을 제시할 수 없도록 완벽하게 우리들의 잘못을 지적하신다. 그것이 성령의 ‘책망하심’이다. 그래서 성령의 책망은 우리들로 하여금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 우리의 잘못을 철저하게 고백하게 만드신다. 성령께서 그렇게 하시는 의도와 목적은 우리들이 회개함으로 죄 사함을 얻고, 성령의 거듭나게 하심과 성령의 충만케 하심을 받게 하기 위함이다.
구약에서 하나님의 책망을 받아 철저하게 회개한 대표적인 인물은 다윗이다. 다윗은 나라가 안정되어 가면서 뜻하지 않은 시험에 빠져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지었다.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번하는 간음죄를 지었을 뿐 아니라, 후환을 두려워한 나머지 남편인 우리아를 전쟁에서 죽게 하는 살인죄까지 저질렀다.
모든 것이 비밀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았지만, 하나님께서는 불꽃같은 눈으로 모든 것을 지켜보셨다. 하나님의 보냄을 받은 선지자 나단은 다윗을 찾아가 직선적으로 그의 죄를 지적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나단은 재산을 많이 갖고 있는 어느 부자가 지나가는 행인을 대접하려고 가난한 사람의 전 재산인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를 억지로 빼앗았다는 이야기를 다윗에게 들려주었다. 이에 다윗은 크게 노하면서 ‘이 일을 행한 그 사람은 마땅히 죽여야 하고, 그 양 새끼를 네 배로 갚아 주라’고 하였다(삼하 12:5-6).
그때 나단은 다윗을 향하여 “당신이 그 사람이라”고 책망하였다. 다윗은 자기 스스로r 한 말에 올무가 되어 꼼짝 없이 걸린 것이다. 그것이 ‘유죄증명’ 역할을 하는 책망이다. 다윗은 나단 앞에 지체하지 않고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삼하 12:13)고 회개하였다. 나단의 책망이 다윗의 회개로 이어진 것이다.
밧세바 사건과 관련하여 다윗이 회개하며 지은 시가 시편 51편이다. 그 시편 가운데서 다윗은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시 51:3)라고 하면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 51:11)라고 하나님께 탄원하고 있다. 그렇게 철저하게 회개하였던 다윗에게 하나님께서는 나단을 통하여 죄 사함을 선물로 주셨다(삼하 12:13). 그의 탄원 내용대로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그에게서 거두어 가시지 않았다.
성령의 책망은 우리들이 달리 변명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무조건 무릎을 꿇어 항복하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설득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은 어떤 것도 감추는 것 없이 철저하게 회개하게 된다. 그런 성령의 책망은 위로부터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임이 분명하다. 그것은 또한 죄 사함과 함께 거듭남의 새로움을 주시는 하나님의 가장 큰 복이기도 하다. 그런 은혜와 복을 주시려고 보혜사 성령께서 지금 우리와 동행하고 계신 것이다. 성령 충만한 삶은 성령의 책망하심 앞에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 놓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회개로 이끄는 성령의 책망하심(1)|작성자 viva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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