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편지

조병수의 목회편지(95)_ 교회에게 짐 지우지 말라(딤전 5:16)

새벽지기1 2016. 9. 14. 07:36


자기의 유익을 챙기려고 교회를 이용하는 자들은 참으로 악하다. 교회가 어지럽게 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런 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는 데 있다. 때때로 이런 자들은 아주 신앙심이 좋은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교회 안에 깊이 뿌리를 박고 가장 안전한 자리를 차지하며 교회와 밀착하면서 악착같이 기생한다.

교회에서 기생하는 사람 있어

그들은 교회의 생리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칭찬 받을 곳과 비난받을 곳을 약삭빠르게 알아채고 절대로 손해를 당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그들은 교회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므로 사람들이 한 눈에 알아보기가 어렵다. 그들은 교회에서 자기에게 유익이 되는 일이라면 끈질기게 달라붙어 마침내는 자기를 위한 목적을 이룬다. 교회를 이용해서 자기의 유익을 챙기는 자들은 단순히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가끔은 순전히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바람에 교회를 이용해먹은 결과를 일으키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것은 그래도 눈감아 줄 수 있는 경우이다. 또한 그럴 마음을 품지는 않았는데 어찌하다 보니 교회의 일이 자기에게 유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삶이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고 그래서 그런 일은 용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교회를 이익의 재료로 사용하는 처사는 악하다. 온갖 치장을 다하여 겉으로는 신앙이 깊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국은 자기의 유익을 챙기고 교회에는 짐만 지우는 자는 정말로 악하다. 과부에 관하여 자세한 교훈을 제시하던 사도 바울이 말미에 교회에 짐을 지우지 말라는 말로 골인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사도 바울은 믿는 여자가 스스로 과부친척을 도와주지 않고 교회에 짐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런 행위는 교회가 정작 해야 할 일을 방해하는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이때 교회는 아무 친척이 없어 오직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고 있는 외로운 참 과부(딤전 5:5 참조)를 도와주는 일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교회에 짐을 지우는 것은 교회의 진로를 막는다는 점에서 심지어 사탄의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교회에 짐을 지우는 행위에 관한 사도 바울의 지적은 바로 앞에서 대적자 사탄을 언급한 것에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딤전 5:14-15 참조). 다시 말해서 대적자 사탄의 악한 작업 중에 한 가지 예는 교회에 짐을 지우는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신자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교회에 미루어서는 안 된다. 자기가 하기에는 너무나 귀찮기 때문에 교회에 일을 떠맡기는 것은 나쁘다. 자기를 즐기는 데 시간을 다 소모하고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기의 일을 교회에 넘겨버리는 것도 나쁘다. 자기의 돈이 드는 것이 아까워서 교회의 경비를 빼 쓰는 것도 나쁘다. 조금 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자기의 유익을 챙기겠다고 교회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교회를 통해서 장사하는 것, 예를 들어 교회를 통해서 자기의 고객을 확보하려는 심보는 악하다. 교회를 선거의 표밭으로 만드는 것이나 인기몰이를 위한 도구도 전락시키는 것도 악하다. 소설이든 영화든 교회를 돈벌이의 재료로 삼는 것도 악하다. 이런 행위의 배후에는 모두 대적자 사탄의 조종이 숨어있다. 자기가 즐기는 경비를 교회에 물리는 목사, 자기가 파는 물건을 교회에 강매하여 들여놓는 장로, 교회의 물건을 마치 제 물건인 것처럼 사용하는 집
사, 하다 못해 교회의 정수기 물을 통으로 받아다 제 집 식수로 사용하는 성도, 이것은 모두 대적자 사탄의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임을 알라.

교회는 돈벌이 대상 아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가운데 교회를 훼방할 기회를 노리는 대적자 사탄에게서 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아주 짧은 한 순간이라도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 교회를 이용한다면 우리는 벌써 사탄의 편이 서 있는 것이 된다. 그래서 자기가 짐을 지지 않기 위해서 교회에 짐을 지우는 것은 우리가 애써 피해야 할 일이다. 교회와 가장 가까이 있는 중에도 사탄과 가장 가까울 수 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