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옥한흠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새벽지기1 2016. 7. 26. 13:09


제목을 보면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제자훈련이 유능한 평신도 지도자를 만들고 교회를 부흥시키는 성경적인 목회 방법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교회의 체질을 건강하게 만들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현대 교회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데 특효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다.


16년 전 이 교회를 개척한 오정현 목사는 제자훈련에 목회의 생명을 걸고 곁눈질 한번 없이 달려왔다. 그동안 남다른 보람과 기쁨도 컸지만 동시에 힘들고 먼 길을 혼자 걸어야 하는 고독한 여정이기도 했다.
지난해 그는 서울 사랑의교회 후임자로 부임하였다. 오 목사는 섬기던 교회를 떠나면서 젊고 유능한 목사를 후임으로 추천하였고 교회는 그를 전폭적인 지지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일은 결국 성사되지 못하고 말았다. 그 후 10개월 동안 남가주사랑의교회는 담임목사 없이 평신도들이 스스로 교회를 지켜야만 하는 아주 불안한 형편에 놓이게 되었다.


이민 교회가 이런 처지에 빠지면 대부분 호된 시련을 겪게 된다. 후임목사 후보들을 놓고 당회가 시끄러워지고 교인들은 패가 갈려 서로 좋은 얼굴로 마주볼 수 없는 사이가 된다. 교회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이전의 은혜로웠던 추억들은 죽은 역사가 되어버리며, 심지어 이런 혼란을 겪으면서 급기야 교회가 분열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교회는 너무 큰 상처를 입어서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만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리게 된다.


이런 이유로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지난 여러 달 동안 국내외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어떻게 되나 보자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하여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니까 어디가 달라도 다르겠지 하는 기대 섞인 관심에 이르기까지 그 반응은 다양했다. 나 역시 날마다 마음을 졸이며 멀리서 지켜본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고 풍성하게 나타났다. 담임목사가 없는 동안에도 교회는 은혜의 수위가 조금도 내려가지 않았다. 집회 수는 조금씩 늘어났다. 제자훈련으로 잘 훈련된 순장들은 당회가 최종적인 대안을 교회 앞에 내놓기까지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기다렸다. 조금이라도 마귀에게 틈을 주지 않으려고 열심히 기도하면서 순원들을 돌보았다. 간혹 이런저런 잡음들이 들려와도 거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최근에 와서는 당회가 두 후보를 놓고 최종 선택을 하기가 어렵게 되자 서울에 있는 전임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만사 제쳐놓고 달려간 오정현 목사와 당회원들은 삼 일 동안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분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교회 앞에 내놓았다. 그는 김승욱 목사(Daniel Kim)였다. 공동의회에 투표로 참석한 세례교인 3,119명 가운데 3,027명이 당회의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더 놀라운 사실은 당회가 교회의 미래를 위해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잘 계승할 것과 장로의 시무기한을 7년으로(정년은 65세로) 제한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서명 날인하여 교회 앞에 공포하였다는 것이다.


제자훈련이 교회에 미치는 순기능을 이보다 더 웅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을 어디서 또 찾겠는가? 이만하면 제자훈련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목회 본질이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확실한 방법임을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누가 감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