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교회에 헌금을 계속해야 하나요? / 박신 목사
[질문]
제가 출석하는 교회는 출석교인 수만 명의 초대형교회로 현재 여러 해 동안 분란 중입니다. 이 교회에서 헌금이 성경적으로나 세상 법으로나 옳지 않게 사용된다는 전제 하에 질문 드리겠습니다. 저만을 위해서는 교회를 옮기는 것이 가장 편하다 생각합니다만 맡고 있는 성경공부방 분들로 인해 교회가 바로 서기를 기다라며 인내하고 있습니다.
질문을 요약하면, 헌금이 잘 못 사용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1)이 교회(출석교회)에 헌금해야 할까요?(물론 기쁜 마음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2)성경공부 방분들은 주님께 맡기고 교회를 옮겨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다른 곳에 헌금하는 것도 성경적이지 않다는 생각으로 헌금을 하지 않으면서, 교회가 바로 서기를 위해 기도하고 성경공부방분들이 빨리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헌금에 대한 많은 글들이, 특히 십일조의 경우 십일조 제도의 유무효 여부에 대해서 주로 쓰인 것들이라 교회의 영적 형편에 따른 것에 관한 목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답변]
같은 목사 입장에서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고 연대적 책임감을 통감합니다. 한국교회의 제왕적 담임목사의 전횡과 그에 동조 허용 방관하는 교회 지도층들의 잘못입니다. 진심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면 도무지 저지를 수 없는 죄악입니다. 성도들의 피 땀 어린 헌금을 겉으로는 하나님 일이라는 명목으로 포장하고선 사리사욕에 충당하거나 일부를 부정하게 횡령 착복하고선 교인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겐 거짓이 잠시 통할지 몰라도 하나님의 엄중하신 징계와 심판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정말로 심장에 털이 난 자들입니다.
우선 이런 질문을 하셨다는 자체가 부정한 헌금사용이 분명한 비리로 밝혀졌고 또 그에 대한 교회 내부적인 자정 노력이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을 전제한 것입니다. 당연히 담임 목사님의 자발적인 진정한 회개와 공금의 합당한 반납은 아예 기대도 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대체 이런 교회에 있는 교인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냥 교회 안의 음해성 루머로 그치거나, 목사님의 솔직한 잘못 시인과 참 회개가 따르는 경우에는 제가 드리는 이 답변은 해당도 되지 않으며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종교개혁 이전보다 더 썩었다는 작금의 한국교회의 비리가 지도층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슷한 주제들을 [변증-성경문답] 사이트에서 이전에 다뤘으므로 함께 참조해 주십시오. (#43 “목사님께 무조건 순종해야 하나요?”, #51 “목사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하나요?”에 대한 보충 설명, #126 “본 교회 아닌 다른 곳에 헌금하면 안 되나요?”)
신자가 어떤 결정을 하던 가장 먼저 감안해야 하고 최고로 크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예수님과 성경에 절대적으로 계시해 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구체적 케이스까지 성경이 다 다루지는 않기에 하나님이 세상과 인간을 다스리는 기본 원리에 비추어서 판단하면 됩니다. 그 원리를 잘 모르거나 알아도 적용하기 힘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 방식으로 하나님이라면 이런 경우에 과연 어떻게 했을지 추정해 보는 것입니다.
자꾸만 신자 쪽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그분 뜻에 합당할지부터 찾으려 들면 그 사고가 인간적 윤리나 종교의 틀에 묶이게 됩니다. 교회를 옮기면 그 동안 섬긴 교회에 대한 배신은 아닌지, 돈이 있는데도 헌금하지 않으면 신자로서 기본 의무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 섬기고 있는 성경공부반 성도들을 냉정하게 외면하고 교회를 옮기면 내 혼자만 잘되고자 하는 일은 아닌지 등등 혼돈스러워집니다.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이 많아지며 또 어떤 평가기준과 우선순위에 따라 종합하여 하나의 완전한 결론을 내려야 할지 복잡해집니다.
지금 그 교회와 교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거룩한 당신의 나라 확장 하나뿐입니다. 모든 세대, 모든 교회, 모든 교인에게 영원토록 해당되는 절대적 진리입니다. 교인 각자가 십자가 복음으로 거듭나서 삶의 방향이 바뀌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가야 합니다. 또 그런 자들이 함께 모여 서로 사랑으로 섬기는 공동체를 이뤄야 합니다. 나아가 교인 개인적으로나 교회 단체로나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해야 하며 또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 뜻을 이루는데 질문자께서 교회에 남아 있고 헌금을 하는 것이 옳은가요? 아니면 옮기는 것이 옳은가요? 남아 있으면 하나님 나라가 더 확장이 됩니까? 떠나는 것이 더 도움이 될까요?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까? 한국교회가 이렇게까지 부패하게 된 첫째 원인은 목회자의 죄이며, 그렇게 되도록 한 것은 교인들의 직간접적인 협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교회와 목회자에겐 교인들이 동조를 절대 해주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은 평신도(이런 표현 자체가 잘못이지만 통용하는 의미로)가 교회개혁을 이뤄야 합니다. 목회자들이 개혁할 수 없습니다. 개혁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목회자라면 사실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개신교는 개별교회주의이기 때문에 문제가 외부적으로 완전히 드러난 교회의 담임목사는 문제를 고칠 의사자체가 없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럼 교인들이 그런 교회와 목사에게 결코 동조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 문제를 고쳐야 합니다. 제 삼자가 봤을 때에 누가 잘못인지 확연히 보여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하나님은 개별 교회의 성장 이전에 당신의 백성들이 영적으로 올바르게 서있고 그런 온전한 신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나라가 확장되기만 바랍니다. 신자는 절대적으로 그 뜻을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합니다. 헌금을 계속해야 하느냐, 교회에 남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교회가 외적 성장하고 헌금이 얼마가 나오며 그것으로 얼마나 큰 종교 사업을 하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단 한 명의 거룩한 남은 자라도 당신의 하는 일에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 남은 자들이 세상에서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길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엘리 제사장 가문을 엄중히 심판하셨습니다. 구약시대의 이스라엘은 항상 우상숭배로 심판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여호와를 열심히 믿으면서 동시에 이방신들도 함께 섬겼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쓰인 그 모든 이방신들은 돈을 사랑하게 만드는 신으로 통일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오늘날로 치면 대형교회가 하나님을 열심히 전파하고 믿으면서도 돈을 동시에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는 양상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항상 동일하시기에 구약시대와 같은 그분의 엄격한 심판이 임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막상 현실적으로는 그런 교회와 목사들이 쇠락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둘 뿐입니다. 순진하고 어리석은 교인들이 교회 안에 남아서 협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그 교회에서 하나님은 이미 떠났기 때문입니다. 저로선 아무래도 후자가 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예수님도 여호와를 가장 열심히 따르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을 영적으로 올바르게 지도하는 일은 등한시 하고 돈과 권력을 추구했던 유대종교지도층들만 독사의 자식이라고 유일하게 저주했지 않습니까?
오래 정든 본 교회를 떠나는 것, 헌금을 본 교회에 하지 않는 것, 성경공부를 하는 성도들과의 헤어짐 등의 문제들을 하나님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과 그 경중(輕重)을 비교나 할 수 있습니까? 고민하는 문제들은 정말 인간적, 도덕적, 종교적 사안들일 뿐입니다. 영적인 문제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성경공부 모임의 식구들은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우선 제 이 답변과 상기에 인용한 글들을 읽히고 바로 가르칩시오. 그분들이 교회를 떠나고 남고는 그분들 재량에 맡기십시오. 질문자께서 떠나셔도 그 교회가 가르치라고 하는 수준의(교만한 표현으로 오해는 말아 주십시오) 성경공부를 가르칠 자는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 대형교회는 형제님 한명 혹은 동조자 몇 명이 떠나든, 그래서 헌금이 아주 조금 줄든, 새로운 성경공부 인도자를 세우든, 여전히 한국에서 대형교회와 담임목사로서 역할을 하는데 전혀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어디까지나 종교 사업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하늘에서 하나님이 너무나 안타까이 여기다 못해 인내의 한계가 채워져 가고 있음은 명약관화합니다.
물론 완전한 교회는 없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의 부정이 분명하게 입증되었고 고치라는 교인들의 진정어린 요구가 있었음에도 담임 목사를 비롯한 지도층들의 진솔하고도 공개적인 인정, 회개, 개선이 전혀 없다면 최소한 그런 외적인 잘못이 없는 교회로 옮겨야 합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부정이 없으며 성경대로 말씀을 전하려 최선을 다하는 교회는 아직도 많습니다. 문제가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고치지 않는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훼방하는 큰 죄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형제님 스스로 하나님 앞에 바로 서있으면 됩니다. 단 한 명이라도 그 불의에 항거하는 자가 나와야 합니다. 폭력적, 분쟁적, 세상 법 의존 방식은 성경이 금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방법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에 항거하는 교인들이 전부 떠남으로써 개혁을 해야 합니다. 흔히들 교회를 지켜야 한다는데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이지 가시적 조직체나 건물이 절대 교회가 아닙니다. 필요하면 평신도들이 교회를 해도 됩니다.
비슷한 주제를 이미 다뤘기에 원론적인 차원의 답변을 드렸습니다. 모든 현실 상황을 감안하여 최종 판단은 질문자께서 하십시오. 어느 쪽으로 결정 시행하든 형제님이 하나님 앞에 영적으로 바로 서있고 주변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고 있으면 아무 문제 될 것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이 서는 대로 결정하십시오. 나중에 혹시 잘못된 결정이 되면 어쩌나 염려할 것 없습니다. 진정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 영광을 위해서 결정했는데 무엇이 문제입니까? 사실은 저를 필두로 우리 모두의 믿음과 영성이 그 정도 수준 밖에 안 되는 것이며 그러니까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만 필요한 것입니다.
5/27/2015
출처: 박신 목사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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