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來如哀反多羅 4(이성복)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2. 7. 06:03

來如哀反多羅 4

 

나는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에

내 삶에 숫기 없기를,

나는 이미 뿔을 가졌으므로

내 삶에 발톱이 없기를!

눈 대신 쇠꼬챙이를 가졌으므로

내 눈에 물기 없기를!

지금 내 손에 감긴 때 묻은 붕대,

언제 나는 다친 적이 있었던가

지금 내 머릿속 여자들은

립스틱 짙게 처바른 양떼들인가

해묵은 상처는 구더기들의 집,

물 많은 과일들은 물이 운 것이다

 

 
 

來如哀反多羅 5

 

초록을 향해 걸어간다

내 어머니 초록

초록 어머니

 

가다가 심심하면

돼지 오줌보를 공중으로 차올린다,

하늘의 가장 간지러운 곳을

향해 축포쏘기

 

그리고 또 가시나무에

주저앉아 생각한다,

사랑이 눈이었으면 애초에

감아버리거나 뽑아버렸을 것을!

 

삶이여, 네가 기어코

내 원수라면 인사라도 해라,

나는 결코 너에게

해코지하지 않으리라

 

 
 

來如哀反多羅 6

 

헤아릴 수 없는 곳에서

무엇을 헤아리는지 모르면서

 

끓는 납물 같은 웃음을

눈 속에 감추고서

 

한낮 땡볕 아스팔트 위를

뿔 없는 소처럼 걸으며

 

또 길에서 너를 닮은 구름을 주웠다

네가 잃어버리는 게 아닌 줄 알면서

 

생각해보라,

우리가 어떤 누구인지,

 

어디서 헤어져서,

어쨌길래 다시 못 만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