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1절부터 6절까지에서 이사야는 유다 백성이 해방되고 예루살렘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앞(51장)에서 그는 포로로 살던 유다 백성이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마시고 만취한 사람처럼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장차 하나님께서는 진노의 잔을 거두시고 그들을 회복시키실 것이다. 그러니 먼지를 털고 일어나 목에서 사슬을 풀어내고 아름다운 옷을 입으라고 한다(1-2절). 그 날이 임박했기 때문이다(3절).
과거에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했었고, 앗시리아에 의해 시련을 당하기도 했다(3-4절). 지금은 바빌로니아에서 그런 고통을 당하고 있다(5절). 과거에도 그러셨던 것처럼 하나님은 이제 구원의 손을 펴셔서 그들을 회복시켜 주실 것이다. 그제서야 유다 백성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제대로 알게 될 것이다(6절).
7절부터 12절까지에서 이사야는 그 날에 일어날 일들을 상상한다. 그 때, 전령은 산을 넘어 달려와 수도 바빌론이 함락되고 사로잡혔던 모든 포로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는 “너의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7절) 하고 외칠 것이다. 그 소리를 가장 먼저 들은 파수꾼들이 기뻐서 외칠 것이다(8절). 주님께서 모든 이방 나라들이 보는 앞에서 당신의 백성을 회복시키셨기 때문이다(9-10절). 이사야는 포로로 살던 유다 백성에게, 그곳을 떠날 준비를 하라고 말한다. 과거 이집트를 탈출 때처럼 황망히 움직일 필요가 없다. 주님께서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기 때문이다(11-12절).
13절부터 15절까지는 53장으로 이어지는 ‘네번째 종의 노래’의 일부다. 그 종은 보는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많은 고난을 당해야 한다(14절). ‘세번째 종의 노래’(50:4-9)가 예언한 그대로다. 하지만 그는 높임을 받고 크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13절). 그는 “이방 나라들을 놀라게 할 것이며, 왕들은 그 앞에서 입을 다물 것이다”(15절).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일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일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졌다.
묵상: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7절)는 소식보다 더 반갑고 기쁜 소식은 없습니다. 때로 현실은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그분이 무능하고 무심한 것처럼 보입니다. 백성이 우주의 미아가 되어 알 수 없는 어떤 악한 힘에 의해 알 수 없는 지경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에 짓눌립니다. 그 두려움과 불안을 외면하기 위해 우상을 찾기도 하고 힘이 될만한 것을 찾기도 합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두려움과 불안을 끊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는 소식은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분이 살아계실 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 관심하시고 또한 우리의 상황을 변화시킬 전능자라는 사실을 자각하면, 두려움과 불안은 자취를 감춥니다. 그래서 이사야는 “너 시온아, 깨어라, 깨어라! 힘을 내어라. 거룩한 성 예루살렘아, 아름다운 옷을 입어라”(1절)고 격려합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현실에 압도되지 말고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믿고 기대하라는 것입니다. 깜깜한 밤중에도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하나님은 여전히 다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면 죽고 나서 천국에 갈 것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면 지금 여기서 천국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분이 가르치신 천국(하나님 나라 혹은 하늘 나라)은 “가야 할 나라”이기 이전에 “살아야 할 현실”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현실, 하나님이 손을 떼신 것 같은 현실, 오직 인간의 선택과 우연한 사고로만 엮여지는 것 같은 현실에서 하나님이 살아 계시며 그분이 역사하고 계시다고 믿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것이 예수님이 가르치신 “천국 신앙”입니다. 그 믿음은 절망적인 현실에서도 감사하고 기뻐하며 힘을 차리게 해 줍니다.
히브리서 저자가 고난 중에 있던 독자들에게 준 권면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나른한 손과 힘빠진 무릎을 일으켜 세우고, 똑바로 걸으십시오. 그래서 절름거리는 다리로 하여금 삐지 않게 하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12:12-13).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이 다스리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으면 힘을 차리고 일어날 수 있습니다. 힘을 추스리고 일어나면 걸을 힘이 생기고 얼마 후에는 뛸 힘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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