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하나님에 대한 질문(2)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7. 28. 07:09

     하나님이 어디 계시는지 아느냐는 어제의 질문을 생각해보셨소? 아마 답을 찾지 못했을 거요. 그걸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소. 하나님을 직접 본 사람이 없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소. 여기서 모른다는 말이 불가지론자들의 주장처럼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오. 일단 다음의 사실을 잊지 마시오. 하나님을 장소나 어떤 공간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안 되오. 세계 전체가 바로 하나님의 존재 방식이오. 이 말은 하나님이 어느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는 거요.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다는 말은 곧 세계 전체를 우리가 직면할 수 없다는 뜻이오. 우리는 한국 땅에 있으면서 동시에 페루 땅에 있을 수가 없소. 그걸 동시에 직면할 수 없다는 거요. 앞을 보면서 동시에 뒤를 볼 수도 없소. 그러니 전체로 존재하는 하나님을 볼 수가 없는 거요.

 

     하나님이 세계 전체이고, 따라서 사람은 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은 거꾸로 세계 모든 곳에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오. 이런 것을 학자들은 ‘만유재신론’이라고, 또는 범재신론이라고 말하기도 하오. 범재신론과 범신론은 다른 뜻이오. 범신론은 만물 자체가 신이라는 뜻이지만 범재신론은 그 안에 신이 존재한다는 뜻이오. 범재신론이라는 종교철학적인 개념은 성서의 창조론과도 어울리오. 성서는 세상을 하나님이 창조했다고 말하오. 그 창조행위가 바로 하나님의 존재방식이오. 그 행위가 이 세상을 가능하게 했다면 이 세상에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소. 오해는 마시오. 세상 자체가 하나님이라는 뜻은 아니오. 하나님은 이 세상에 내재하지만 동시에 초월하는 분이오. 이 내재와 초월이 어떻게 관계되는지를 아는 게 바로 기독교의 하나님 표상을 따라가는 작업에서 핵심이오. 이것에 대해서 오늘 생각해두시오. 나도 좀더 생각해서 내일 보충하겠소. (2010년 11월23일, 화)